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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란/ 코스피 최저 735 아니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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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혼란/ 코스피 최저 735 아니면 말고?

입력
2009.03.05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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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5. 국내 증권사에선 누구도 거론하지않은 수치다. 비관론자들마저 800대라고 두루뭉술하게 넘어갈 뿐 정확한 숫자는 애써 피한다. 그만큼 시장전망이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골드만삭스는 2일 아시아전략 보고서에서 올해 코스피지수의 최저 전망을 735라고 못박았다.

2일 국내 증시의 급락(4%대) 여파로 골드만삭스의 이날 전망은 시장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비관에 휩싸인 시장에 기름을 끼얹은 꼴이다. 너무도 명쾌한 수치, 더구나 전망의 주체는 전세계 금융인재가 모여있다는 글로벌 투자은행(IB) 아닌가. 쉽게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이다.

그러나 국내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의문을 표했다. 대내외 환경이 악화일로라는 데는 동의하지만 너무 극단적인 예측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복잡 다양한 여러 전망 중 하나일뿐이지 민감하게 볼 사안은 아니라고 했다.

대표적인 비관론자로 꼽히는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숫자는 의미가 없다. 동의하기 어렵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지수 전망 프로그램의 특정 모델을 돌렸거나 기술적 분석을 한 것 같은데, 전자는 신빙성에 한계가 있고 후자는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800대를 올해 최저로 본다. 그는 "(골드만삭스 전망의) 방향성이 밑으로 잡혀있다는 데 의의가 있지만 늘 막판에 극단적이고 짜릿한 수치를 내놓는 외국계의 특징을 그대로 드러낸 것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문기훈 굿모닝신한증권 센터장은 "극도의 공포심리가 지배했던 지난해 10월의 전저점(938.75)은 깨지지 않을 것이고, 1,000이 상당히 의미 있는 지지선이 될 것"이라며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과 위기에 대한 내성 등을 간과해선 안 된다"고 했다. "만약 우리 증시가 700정도 간다면 다른 신흥시장은 살아남을 곳이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골드만삭스의 과도한 전망은 이번만이 아니다. 지난해 5월엔 국제 유가가 200달러까지 갈 것이라고 전망해 시장에 충격을 줬지만 그 뒤 유가가 하락세로 돌아서는 바람에 체면을 구겼다. 당시 일각에선 "원유 선물시장의 면허(시장 참여자)를 가진 몇 안 되는 회사 중 하나인 골드만삭스가 시세차익을 노리기 위해 그런 것 아니냐"는 음모론도 공공연히 나돌았다.

정작 골드만삭스는 모든 사안이 오해라고 일축했다. 골드만삭스 관계자는 3일 "735라는 수치는 이미 지난해 11월과 12월 보고서에도 나와있고, 연말 지수를 945로 가정했을 때 최악의 시나리오로 상정한 숫자"라며 "상황이 좋으면 최고 1,500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도 아울러 내놨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증권사 한 관계자는 "2일자 보고서엔 735만 있지 1,500이란 숫자는 없었다"며 "게다가 최저와 최고의 격차가 두 배 이상 나는 전망은 너무 무책임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고찬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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