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고 명문인 하버드 의과대학 교수들이 제약회사와의 유착으로 비난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3일 하버드 의대 교수진 8,900명 가운데 약 18%에 해당하는 1,600여명이 제약회사와 금전적 이해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학교측 자료를 인용해 전했다. 다국적 제약회사 화이자는 149명의 교수에게, 머크는 130명에게 회사 이사 선임과 컨설팅 비용, 강연료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돈을 지급했다. 한 교수는 무려 47개 회사에 소속돼 있었고, 한 회사에서만 20만 달러의 연봉을 챙긴 교수도 있었다.
하버드 의대와 제약사의 부적절한 관계는 공공연한 비밀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뿌리가 깊다. 지난해 미국의학생협회가 평가한 투명성 조사에서 하버드 의대는 낙제점인 F학점을 받았다. 경쟁 대학인 펜실베이니아 의대가 A학점, 스탠퍼드ㆍ컬럼비아ㆍ뉴욕대가 B학점을, 예일대가 C학점을 받은 것에 비하면 형편없는 점수다. 논란이 확산되자 제프리 필러 의대 학장은 최근 19인 위원회를 구성해 5일부터 대학내 이해충돌 정책들에 대해 재검토하기로 했다.
학생들은 앞서 모든 교수가 강의에 앞서 제약회사와의 연관성을 공개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을 관철시켰다. 의과대가 제약사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상업적 공간이 아니라는 뜻이다. 하지만 연구비용 감소를 우려한 일부 교수들은 "제약사의 후원은 유착이 아니라 협력일 뿐"이라며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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