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익산역을 출발해 군산항으로 뻗은 산업도로에서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2.0을 몰았다. 가솔린 모델과 마찬가지로 6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모델이다.
예상대로 제일 먼저 맞이하는 것은 소음. 디젤 엔진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긴 하지만 엔진 회전수가 1,500 이상에 이르자 소음은 오히려 감소하는 듯했다. 속도를 내자 가솔린 자동차 못지않은 정숙성까지 보였다. 시속 140㎞ 주행에서도 전화 통화는 물론 뒤에 앉은 사람과 대화하는 데 아무런 불편함이 없을 정도다. 바람 소리만 제외하면 말이다.
시원하게 뻗은 산업도로 위의 트럭 사이를 오가느라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번갈아 밟기를 여러 차례. 여기서 6단 자동변속기의 진가가 드러났다. 가속은 되지 않으면서 엔진 회전수만 올라 헛돈다는 느낌이 들던 가솔린 엔진 모델과 달리 가속 페달을 밟자 등받이가 치고 들어올 정도다. 시속 150㎞까지는 한 달음에 가속 됐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라세티 프리미어 가솔린 모델이 기존 준중형 차량에 비해 넓은 실내와 고급스러운 외관에 뛰어난 성능으로 비교적 호평을 받았지만 다소 달리는 힘과 연비가 기대 수준에 못 미친다는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연비가 자동변속기 15㎞/ℓ, 수동변속기 19㎞/ℓ를 감안하면 힘과 연비 문제는 해결한 것 같다.
문제는 가격. 가솔린 모델에 비해 200만~300만원 가량 비싸다는 점이 라세티 프리미어 디젤 모델의 질주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불황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녹록치 않다는 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지만 릭 라벨 GM대우 영업마케팅 총괄 부사장은 "소비자들이 200만원 정도 더 낼 만큼 가치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그 평가는 소비자의 몫이다.
정민승 기자 ms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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