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봉화군의 한 산골에서 찍은 독립다큐 워낭소리가 200만 관객을 돌파한데 힘입어 전남 장흥군에도 35년 된 '장흥판 워낭소리'의 한우가 있어 화제다.
장흥 장동면 용곡리에서 40여마리의 한우를 사육하는 이광섭(55ㆍ가축 수정사)씨의 소 가운데 평균수명보다 20년 넘게 살고 있는 '우공'이란 소가 있다. 최근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 영화 '워낭소리'의 영향 탓인지 입소문을 타면서 '우공' 역시 마을에서는 큰 인기다.
2대에 걸쳐 한우를 사육하는 이씨의 부친이 1980년대 초에 구입한 소가 1974년 산으로 올해 35살이다. '우경'은 이 씨가 소 우(牛)자에 공경할 경(敬)의 앞자를 따서 이름 지었다.
뻣뻣한 털과 농사일로 닳아버린 뿔, 백내장으로 하얗게 변한 오른쪽 눈 등 한평생 일만 해 온 소의 삶이 온몸에서 풍겨 나지만 일반 소의 수명보다 20년을 더 버텨낸 `생명력'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우경'은 주인이 운영하는 농장에 견학 온 유치원생이나 초등학생들이 만지거나 고삐를 잡아당겨도 경계심을 보이지 않고 현장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씨는 "지금은 비록 볼품없고 힘없는 소이지만 오랜 세월을 동고동락하며 지식들을 키울 수 있게 만든 소였다"며 "소가 죽으면 가족처럼 매장해줄 계획이다" 밝혔다.
장흥=박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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