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열(사진) 코오롱 노조위원장은 3일 일본 니가타현에 있는 원단업체 호시노사를 방문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업체인 일본 도요타에 차량용 안전벨트 원단을 납품하는 회사다. 언뜻 일본 섬유업체의 노동조건을 둘러보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작 김 위원장의 방문 목적은 영업지원에 있다. 극심한 장기불황이 이어지자, 노조위원장이 직접 해외 거래선 개척을 위해 팔을 걷어 부친 것이다.
코오롱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일본 방문은 코오롱의 구미공장 가동률이 10% 이상 하락하는 등 경기침체가 완연한 가운데 노조위원장이 직접 "영업활동에 동참하고 싶다"며 자원해 이뤄졌다. 일본 기업의 경우 거래선을 선정할 때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 노조가 역할을 하겠다는 의도였다.
앞서 김 노조위원장은 2월 말 코오롱의 국내외 주요 거래처 130여 곳에 '노조가 책임지고 제품의 품질과 납기를 준수해 서로 윈윈 하는 관계를 만들겠다'는 내용의 편지를 보내 거래선 이탈을 막는 데도 앞장섰다.
코오롱 배영호 사장은 "호시노사가 김 노조위원장이 직접 방문해 품질과 납기에 대한 신뢰를 심어준 것에 상당히 좋은 이미지를 받았다"며 "순조롭게 일이 진행될 경우 코오롱이 도요타에 처음 제품을 납품하는 기회를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코오롱 구미공장 노조는 한 때 강성 노조로 꼽혔으나 최근 기업이 살아야 노조원이 산다는 인식 아래 무분규 임단협을 선언하는 등 상생작업을 벌여 주목받았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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