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은 시작부터 중순까지는 좋았다. 정책 당국의 금융ㆍ재정 정책에 힘입어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 및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다. 하지만 중순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동유럽의 국가 부도(디폴트) 가능성은 높아지고, 미국 은행 국유화와 제너럴모터스(GM) 파산 여부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도 혼란에 휩싸였다. 원ㆍ달러 환율은 1,500원을 넘어섰고, 주가도 1,000 중반까지 떨어졌다.
시장 전체는 약세였지만 ‘2월은 종목 장세, 테마 장세’라는 말처럼 종목 별로는 어느 때보다 활발히 움직였다. 정부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녹색 성장’, LED, 바이오 관련 주는 특히 그랬다. 이런 종목들이 모여 있는 코스닥이 코스피(거래소)보다 상대적으로 강세인 것도 이 때문. 기관들까지 적극적으로 사들였다. 그 결과 기관은 거래소에서는 1조8,000억원을 팔아치운 반면 코스닥에서는 2,200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태웅과 셀트리온이 시가 총액 1위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을 벌였다. 셀트리온은 2월 한 때 53.13%까지 급등하며 시가 총액 1위를 차지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 탓에 7.59% 상승으로 마감, 1위 탈환에 실패했다. 서울반도체는 LED 시장의 활성화에 따른 수혜 등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며 2월 85.31%라는 급등했다. 시가 총액 1조 이상인 ‘코스닥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고, 시가총액 5위를 차지했다.
이들 3대 테마는 지난 달 내내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차이는 뚜렷했다. LED, 바이오 관련 주들이 강세를 이어간 반면 녹색성장 테마의 대표 주자 풍력 관련 주들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중순 이후 약세로 바뀌었다.
바이오 관련 주들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헬스 케어 정책 혜택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올랐다. 메디톡스(34.84%) 세원셀론텍(22.39%) 셀트리온(7.59%)과 기타 중소형 바이오 주들이 강세를 띠었다.
LED 관련 주들은 서울반도체(85.31%) 삼성전기(18.46%) LG이노텍(18.52%) 금호전기(25.94%) 등이 강세였다. 반면 녹색성장 테마의 대표 선수인 ‘풍력 4총사’ 태웅(-2.41%) 성광벤드(-26.22%) 현진소재(-14.06%) 평산(-10.89%)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져 나오면서 약세로 끝냈다.
금융 주들 역시 정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부진에 빠졌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 정부의 금융 안정 대책이 구체적인 자금 조달 계획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고, 월가에 대한 규제 강화에 따른 실망감이 겹쳤다. 결국 미 금융주는 약세에 빠졌고, KB금융(-20.5%) 신한지주(-14.8%) 하나금융(-20.0%) 등 우리 금융 주들까지 하락세가 커졌다.
이밖에 거래소 상승률 4위 종목 옵티머스는 동티모르의 복합 항만 시설 사업권을 얻었다는 소식에 52.38% 상승했고, 시가총액 30억원 대였던 넥사이언(185.71%)은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상장 요건이 시가총액 20억원→40억원 이상으로 높아지면서 강세를 보여 코스닥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코아 정보(-55.95%)는 전환사채 행사 물량에 대한 부담으로 코스닥 하락률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도움말=하나대투증권
박상준 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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