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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기득권 세력과 싸울 준비 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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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기득권 세력과 싸울 준비 돼있다"

입력
2009.03.0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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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 이해 집단과 그들을 위해 일하는 로비스트들이 (정부의 새 예산안을 좌절시키기 위해) 일전을 벌일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나도 그들과 싸울 준비가 돼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월 28일 주례 라디오 연설을 통해 워싱턴의 낡은 정치를 상징하는 기득권 세력과 일전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3조5,000억달러 규모의 2010년 예산안 통과를 놓고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료보험과 에너지, 교육 분야에서 과감한 개혁을 관철하겠다는 다짐이기도 하다.

워싱턴포스트는 1일 “오바마의 예산안은 ‘작은 정부’를 주창한 레이건 정부 이후 가장 획기적인 이념전환 선언”이라고 해석했다. AP통신은 경제 회복을 위해 초당적 협조를 강조하던 오바마 대통령이 이날 라디오연설을 통해 그 동안 숨겨온 ‘포퓰리스트’의 면모를 보여줬으며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대테러 전쟁에서 사용하던 거친 단어 선택을 불사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예산안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기업들은 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세금감면 혜택이 없어지는 석유회사와, 고소득층 소유 주택에 대한 주택담보 대출 이자할인 혜택이 사라지는 부동산 회사들이 새 예산안이 발표된 지 이틀도 되지 않아 공화당을 중심으로 뭉치고 있다고 1일 보도했다.

공화당은 오바마의 라디오 연설 직후 노스캐롤라이나 출신 리처드 버 상원의원을 내세운 반박연설을 통해 “오바마 정부의 예산안은 다음 세대에 막대한 빚을 떠 넘기는 무책임한 예산”이라며 예산안을 호락호락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하원 예산위원회 소속 공화당 폴 D. 라이언 의원도 “부유층에게 세금을 더 걷어 천문학적 연방정부 지출 확대를 벌충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은, 복권이나 살만큼 요행수를 믿는 사람”이라고 혹평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상위 5% 부유층으로부터 향후 10년간 세금 1조달러를 더 걷겠다고 약속했는데 여당인 민주당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도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에서조차 예산안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인정하고 있다.

하지만 오바마의 예산안 특히 전국민 의료보험 혜택을 위한 의료개혁 예산을 지키려는 진보단체들도 치밀한 로비전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 진보단체는 과거 클린턴 정부 초기 대형 보험회사의 로비에 밀려 의료개혁에 실패했던 경험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그 동안 대중기반과 재정확충에 노력해 왔다고 NYT는 전했다.

중심 역할은 클린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이자 오바마 대통령 정권인수팀의 공동대표였던 존 포데스타가 이끄는 미국진보센터(CAP)가 맡고 있다. 노조 및 종교단체의 지지를 받고 있는 건강보험전국연대 역시 오바마 예산안 지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브라이언 존스 전 공화당전당대회 의장은 “과거 민주당은 시민운동단체와 유리돼 있었으나, 이제는 달라졌다”면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예산안 싸움에서 민주당이 훨씬 준비가 잘돼 있다고 인정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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