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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 아줌마 홍정순씨, 시인 등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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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물점 아줌마 홍정순씨, 시인 등단하다

입력
2009.03.0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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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철물점 여 주인이 시인으로 등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단양군 대강면 장림리에서 철물점을 운영하는 홍정순(37ㆍ여ㆍ사진)씨. 홍씨는 지난달 12일 시 전문계간지인 시안(詩眼)의 제22회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시안은 1998년 고려대 교수였던 오탁번 시인이 창간한 시문학 계간지로, 신인상 심사가 엄격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홍씨의 수상작은 '소설(小雪)을 지나다', '파리', '장갑', '철물점 여자', '사이' 등 5편. 심사를 맡은 신달자 시인은 "세련되거나 미끈한 이미지 형상은 없으나 과장되지 않고 생활의 궁핍과 너절한 것들을 맑게 떠올리는 재주가 있다"면서 "생활현장에서 얻은 삶의 조각들을 재구성해 시류에 현혹되지 않는 독특한 세계를 창조했다"고 호평했다.

10남매 중 여덟째인 홍씨는 12살 때 큰 언니(27)가 병으로 숨진 뒤 힘든 사춘기를 보내다 단양고 재학시절 문학동아리에 들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시를 접했다. 습작을 통해 시인의 길을 준비했지만 선천적으로 몸이 약해 대학은 포기했다.

홍씨는 결혼을 하고 철물점(대강종합건재)을 운영하면서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생활 속에서도 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고 한다. 2007년부터 틈틈이 써온 시를 신춘문예, 시인세계, 현대시학 등 1급 문예지에 투고를 해오다 이번 시안의 제22회 신인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이다. 세 아이를 둔 그는 수상 소감에서 "(시를 전문적으로 배운) 다른 시인들에 비해 섬세함이 떨어질지는 모르지만 시는 사람의 그릇만큼 나온다"면서 "녹이 슬더라도 변치 않는 철물과 같은 시를 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단양=한덕동 기자 dd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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