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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현대소설선' 작가 15인 단편/ '한국 닮은 꼴' 대만, 소설로 읽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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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현대소설선' 작가 15인 단편/ '한국 닮은 꼴' 대만, 소설로 읽어볼까

입력
2009.03.03 0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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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은 우리와 비슷한 현대사의 궤적을 밟았다. 청일전쟁의 결과 1895년부터 50년 간 일제의 식민지배를 당했고, 1949년 국공내전에서 패한 국민당 정부가 남하한 이후 50년 가까이 일당독재를 겪었다.

민주화운동으로 계엄령이 해제된 것은 한국에 6월항쟁이 있었던 1987년이다. 한국에서 그런 굴곡의 역사는 곧 역사를 반영하고 미래를 조망하는 문학을 낳았다.

하지만 이런 역사적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대만 문학은 국내에 크게 소개되지 않았다. 그가 국내에 알려진 대만 문학작품은 1970년대 대만의 대표적 작가인 황춘밍의 소설선집 <사요나라 짜이젠> (1983), 1989년 발간된 <중국현대문학전집> (전 20권)중 2권 정도이다.

동국대출판부가 펴낸 <타이완 현대소설선> (전2권)은 일제 식민지시기부터 2000년대에 이르기까지 대만을 대표하는 작가 15명의 단편 16편을 엄선해 묶은 시리즈다. 1권 <흰 코 너구리> 는 198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의 작품, 2권 <목어소리> 는 일제 때부터 1970~80년대의 작품들 가운데서 뽑았다.

일제시대 경찰이었다가 해방 후 민족반역자로 낙인 찍혀 은둔한 채 말(馬)을 조각하며 참회하는 사내의 이야기인 정칭원(77)의 '흰 코 너구리', 민주화운동의 대부로 투옥된 남편을 대신해 정계에 투신한 뒤 개인적 삶을 포기해야 했던 한 여성의 일종의 후일담소설인 리앙(57)의 '정조대를 찬 마귀' 등 한국 현대소설의 문제의식과 크게 어긋나지 않는 다양한 대만 소설을 만날 수 있다.

1권의 역자인 김양수 동국대 중문과 교수는 "1990년대 이후 대만 사회가 급속하게 변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대만적 리얼리티'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이 전무했다"며 "이번 소설 시리즈가 우리와 유사한 듯하면서도 또 다른 진실이 숨어있는 대만 사회의 내면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시리즈는 올해 안에 4권으로 완간될 예정이다.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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