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년 가계 실질 소득·소비 첫 감소
경기 침체로 지난해 가계의 실질 소득과 소비가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처음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작년 4분기 실질 소득 및 소비 감소세는 더욱 확대됐다. '소득 감소 → 소비 둔화 → 경기 침체 확대 →소득 감소'의 악순환이 이미 시작됐다는 진단이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08년 4분기 및 연간 가계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가구(2인 이상)의 가구당 월 평균 소득은 337만원으로 전년 대비 4.5%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득은 오히려 0.2% 감소했다. 명목 소득의 증가폭이 물가 상승률에 미치지 못했다는 의미다.
2003년 통계 작성이 시작된 이후 실질 소득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작년이 처음. 특히 분기별로 보면 1분기(1.2%) →2분기(0.3%) →3분기(0.0%) →4분기(-2.1%) 등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모습이 확연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작년 9월 미국발 금융위기가 본격화하면서 4분기에 실질 소득이 급격히 악화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질 소비도 첫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해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29만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물가 상승을 감안한 실질 소비는 역시 1.1% 줄었다. 지난해 2분기부터 마이너스(-0.2%)로 돌아선 이후 3분기(-2.4%), 4분기(-3.0%) 등으로 감소폭이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4분기 기준으로 보면, 소득 탄력성이 높은 교양오락비(-8.1%) 의류신발비(-3.7%) 가구가사비(-3.6%) 등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반면, 교육비(9.3%)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오히려 증가폭이 더욱 확대됐다.
더욱 우려되는 점은 불황 속에서 적극적으로 지갑을 열어줘야 할 고소득층이 오히려 가장 먼저 소비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다. 소득 상위 20%에 해당하는 소득 5분위 계층은 4분기 소비 지출이 –1.9%를 기록한 반면, 나머지 계층은 모두 명목 소비지출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 경상수지 4개월만에 적자
지난달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4개월 만에 적자로 돌아섰다. 하지만 이번 달에는 다시 흑자로 반전해 경상수지 악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09년 1월 중 국제수지 동향(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경상수지는 13억6,000만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 경상수지는 지난해 10월에 사상 최대 규모인 47억5,000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으나 11월 19억1,000만 달러, 12월 8억6,000만달러로 줄어들다 1월에 적자로 반전했다.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로 수출이 급격히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통관수입(-31.9%)보다 통관수출(-33.8%)이 더 큰 폭으로 줄면서 상품수지가 전월의 15억달러 흑자에서 14억6,000만달러 적자로 돌아섰다. 반면 서비스수지는 해외여행 감소로 여행수지가 흑자(2,000만달러)로 돌아서며 적자 규모가 전월의 15억2,000만달러에서 7억1,000만달러로 줄었다.
특히 자본수지는 외국인들의 채권 매도 감소와 주식 매수로 4개월간의 순유출 기조에서 48억6,000만달러 순유입으로 전환했다. 부문별로 증권투자수지에서 60억1,000만달러의 순유입을 보였고,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매도가 전월의 20억1,000만달러에서 3억1,000만달러로 급감했다.
직접투자수지는 외국인의 국내직접투자와 내국인의 해외직접투자가 모두 축소된 가운데 5,000만달러의 순유출을 나타냈다. 기타투자수지는 금융기관들이 해외차입금을 순상환하면서 9억9천만 달러 순유출을 보였다.
하지만 한은은 2월에는 경상 수지가 35억달러 이상의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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