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종합부동산세의 부과 기준이 되는 표준지 공시지가가 1999년 이후 10년 만에 하락했다.
국토해양부는 2009년 표준지 50만 필지에 대한 공시지가를 산정한 결과 지난해에 비해 평균 1.42% 하락했다고 26일 밝혔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1989년 제도가 도입된 이후 1999년(-9.34%)을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하다 이번에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에 따라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증여세와 각종 부담금 등 토지 관련 세금 부담이 줄어들게 됐다. 특히 올해 적용되는 종부세 세율이 내려간 데다 정부도 경기 부양을 위해 공정시장가액(공시지가의 70%±20%)을 낮게 책정할 것으로 보여 토지 소유자들의 세부담은 지난해보다 한결 가벼워질 전망이다.
지역별로는 용인 수지(-5.10%), 충남 연기군(-3.99%), 서울 강남구(-3.23%), 용인 기흥(-3.22%), 성남 분당(-3.17%) 등 최근 수년간 땅값이 급등했던 지역의 공시지가가 크게 하락했다. 반면, 새만금 개발과 경제자유구역 지정, 현대중공업 유치 등의 호재가 겹쳤던 전북 군산시는 9.10% 올라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거환경개선사업 및 제물포 역세권 개발사업이 지정된 인천 남구(3.79%)와 공업지역으로의 용도지역이 변경된 부산 강서구(3.48%)도 큰 폭이 올랐다.
실례로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한 나대지는 지난해 ㎡당 620만원이었던 공시지가가 올해는 600만원으로 3.23% 내렸다. 용인 수지구 죽전동의 한 땅은 ㎡당 290만원에서 올해는 275만원으로 5.17%나 하락했다.
전국에서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서울 중구 충무로 1가의 파스쿠찌 커피숍으로, ㎡당 지난해 6,400만원에서 6,230만원(평당 2억559만원) 내렸으나 9년 연속 최고 공시지가 자리를 지켰다. 2위는 서울 중구 명동2가의 우리은행 명동지점(㎡당 6,040만원)이었다.
용도 지역별로는 주거지역(-1.97%)과 상업지역(-1.73%)의 공시지가가 내린 반면, 농림지역(0.27%)과 녹지지역(0.22%)은 소폭 올랐다. 특히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시ㆍ군 소재 1,000만원 이상 표준지는 무려 6.64%나 내려 지방 중심지의 땅값 하락 폭이 더욱 컸다.
국토해양부 도태호 주택정책관은 “경기 불황으로 각종 개발사업이 지연되고 아파트 부지와 상업용지 수요가 위축되면서 지난해 전국적으로 땅값이 내려 공시지가도 10년 만에 하향 조정했다”고 말했다.
표준지 공시지가는 국토해양부 홈페이지(www.mltm.go.kr)나 소재지 시ㆍ군ㆍ구 민원실에서 27일부터 내달 30일가지 열람하면 된다. 공시지가에 이의가 있는 경우 같은 기간 내에 국토부(부동산평가과)나 해당 시ㆍ군ㆍ구 민원실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송영웅 기자 hero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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