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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한국 아마추어 5명사상첫세계 프로기전 본선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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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한국 아마추어 5명사상첫세계 프로기전 본선 올랐다

입력
2009.03.02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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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아마추어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 프로 기전 본선에 진출했다. 23~25일까지 한국기원 대회장에서 벌어진 제1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통합 예선에서 김정현(17), 이지현(17), 전준학(18), 정찬호(23), 홍석의(23) 등 아마추어 기사 다섯 명이 한국과 중국 일본의 쟁쟁한 프로 기사들을 꺾고 본선 64강에 올랐다. 이들 중 김정현, 이지현, 전준학은 한국기원 연구생이다.

이번 대회는 세계 기전 사상 처음으로 각국 프로 기사는 물론 아마추어에게도 무제한 참가를 허용해서 관심을 끌었는데 한국기원 연구생 70명을 포함, 온 라인과 오프 라인 예선을 거쳐 선발된 아마추어 20명이 각국 프로들과 함께 통합 예선전을 치른 결과 11명이 결승에 진출했고 이 가운데 5명이 본선 티켓을 따냈다. 한국 아마추어가 세계 프로 대회 본선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과연 이들이 앞으로 본선에서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지 관심거리다.

이번 대회는 또 세계 대회 사상 처음으로 64강까지만 상금을 지급하는 컷오프제를 채택했다. 이에 따라 국내 프로 기사가운데 일부 노장 기사들이 불참, 모두 184명이 통합 예선에 참가해 31명이 마지막까지 살아 남았다. 특히 예선 결승에서는 27판이 '한 · 중전'으로 치러졌는데 박영훈, 이희성, 윤준상, 한상훈, 염정훈, 안형준 등 10명이 중국 기사를 이겼고 김주호, 홍성지, 고근태 등 17명이 탈락, 중국이 강세를 보였다.

여자 기사는 박지은과 조혜연이 각각 최기훈과 김수용을 물리치고 본선에 올랐다. 루이나이웨이, 김선미, 백지희, 김세실 등 4명은 결승에서 남자 기사들에게 고배를 마셨다. 대부분의 본선 진출자들이 20~30대였으나 50대의 김수장과 40대의 최규병이 꿋꿋이 살아남아 눈길을 끌었다. .

한편 상위 랭커들이 대거 통합 예선에 출전한 중국은 왕시, 저우허양, 천야오예, 퉈지아시가 탈락했지만 조선족 기사 박문요, 후야오위, 씨에허, 뤄시허, 황이중, 저우루이양 등 강자들이 모두 한국 기사를 제쳐 38명 가운데 17명이 본선 티켓을 확보, 내심 만족스런 분위기다. 최근 각종 대회서 참패를 거듭해 온 일본은 8명이 출전했으나 모두 탈락했고 대만은 6명 가운데 한국에서 입단한 천스위엔만 생존했다.

통합 예선 통과자 54명은 본선 시드를 배정받은 10명과 합류해 28일부터 단판 토너먼트로 우승을 다툰다. 본선 시드는 이창호 이세돌 강동윤(한국), 구리 창하오(중국), 조치훈 이야마(일본), 저우쥔쉰(대만) 등 국가 시드 8명과 주최측 와일드카드 2명(조훈현 원성진)이다.

박영철 객원 기자 indra0361@hk.co.kr

■ 본선진출 소감

◇홍석의(아마랭킹 7위) = "운이 좋았다. 본선에서도 욕심 내지 않고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으로, 배운다는 자세로 열심히 두겠다. 아마추어들에게 이런 귀중한 기회를 마련해 주신 대회 주최사와 한국기원 관계자들께 감사 드린다."

◇정찬호(아마랭킹 21위) = "몇 년전 삼성화재배 통합 예선에 나가 1승에 머물렀는데 이번에 본선의 꿈을 이뤄 기쁘다. 비씨카드배는 아마추어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무대다. 나이제한에 걸려 연구생 1조에서 퇴출됐는데 이런 기회를 통해 실력 발휘를 한다면 입단 문호가 좀더 넓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김정현(한국기원 연구생 1조 1위) = "아주 좋은 경험이다. 많은 공부가 됐다. 프로와의 대국에서 크게 부담감을 느끼지 않아 위축되지 않고 내 바둑을 둘 수 있었다. 오히려 프로사범님들이 부담감을 갖는 듯 했다. 마지막 대국은 어려웠는데 막판에 상대가 실수하는 바람에…. "

◇이지현(한국기원 연구생 1조 4위) = "기분 좋다. 두 판을 이겼지만 모두 초반에 힘들었다. 프로와의 대국은 내게 귀한 보약이다. 본선 진출로 400만원의 상금을 받게 됐는데 초등학교 때 대한생명배서 우승해 1,200만원을 탔던 적이 있다. 본선에서 올라갈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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