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최근 직장에서 조기 퇴직한 김승호(51ㆍ가명)입니다. 재취업이나 창업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어서 퇴직금(3억원) 등 현재 자산으로 생활비(월 300만원)을 해결해야 합니다. 주변에서 '즉시연금'이나 '변액연금'에 가입해 연금을 받는 게 좋다는 추천을 받았는데, '즉시연금'은 금리가 낮아 연금액이 모자랄 것 같고, 주식 등에 투자한다는 '변액연금'은 불안해서 고민입니다. 어떻게 하면 걱정 없이 생활비를 마련할 수 있을까요? 참고로 보유중인 오피스텔을 월세로 돌려 월 100만원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A) 은퇴 준비에서 부동산 같은 실물자산도 중요하지만 매월 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소득이 얼마나 되는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고정수입이 있어야 안정적으로 노후생활을 꾸려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임대소득, 연금소득, 이자소득 같은 다양한 현금 수입원을 많이 확보하는 게 관건입니다. 그런 면에서 현재 보유중인 오피스텔을 월세로 전환하신 것은 매우 잘한 결정으로 판단됩니다.
향후 또 하나의 수입원은 국민연금입니다. 고객님의 경우 10년 후인 62세부터 평생 동안 노령연금이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지금부터 10년 동안과 62세 이후를 구분해 필요한 생활비만큼을 연금으로 준비하면 됩니다.
61세 이전: 안정적 '즉시연금'으로 생활비 확보
퇴직금 같은 목돈을 맡겨 연금형태로 받을 수 있는 대표적인 상품으로는 '즉시연금'과 '변액연금'이 있습니다.
즉시연금은 보험사마다 이름은 다르지만 가입 다음달부터 매월 연금을 수령할 수 있어 통상 '즉시연금'으로 불립니다. 이 상품은 시중 실세금리에 연동하는 공시이율(2월 현재 5% 수준)로 운영되며 아무리 금리가 떨어져도 최저보증이율(연복리 2.5%)이 보장됩니다. 공시이율은 보험사의 운용자산 이익률과 국고채ㆍ회사채ㆍCD수익률 등 시장금리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는 금리를 말합니다.
반면 변액연금은 보험료의 일부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해 운용실적에 따라 연금액이 달라지는 실적 배당형 상품입니다. 운용실적이 좋으면 더 많은 연금을 받을 수 있고, 반대로 아무리 투자실적이 좋지 않더라도 원금은 보장해 줍니다.
두 가지 상품 모두 연금수령 방법으로는 평생 원리금을 나눠 받는 '종신연금형'과 이자를 받다가 자녀에게 원금을 물려줄 수 있는 '상속연금형', 일정기간 동안(10년, 15년, 20년) 연금을 받는 '확정연금형'이 있으며 가입자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습니다.
먼저 고객님의 경우 당장 61세까지 생활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므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퇴직금 중 2억원 정도는 즉시연금 10년 확정형에 가입하시길 권합니다. 이렇게 하면 61세까지 오피스텔 월세(100만원) 외에 부족한 200만원 정도를 매월 꼬박꼬박 받을 수 있습니다.
62세 이후: 10년 거치 '변액연금'으로 수익 확보
나머지 1억 원은 10년간 거치한 후 62세 이후에 연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되 변액연금에 가입하는 것이 좋을 듯합니다. 앞으로 10년 후에 필요한 중장기 자금이므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성을 통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할 수 있고, 이자소득세도 전액 비과세되기 때문입니다. 최근에는 거치기간 동안 일정한 수익률을 달성하면 이후 주식시장 등락에 관계 없이 수익을 지키면서 납입원금의 최고 200%까지 보증하는 변액연금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62세 이후 연금수령은 평생 동안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종신연금형이나 상속연금형이 좋습니다. 여기에 국민연금, 오피스텔 월세 등 다른 소득과 합친다면 필요한 노후자금 확보가 가능합니다. 특히 상속연금형은 불려놓은 연금적립금으로 평생 연금을 받다가 그 금액을 그대로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습니다. 종신ㆍ상속연금형은 평균수명이 늘어가는 추세를 감안할 때 상당한 장점이 있답니다.
변액연금은 주식형, 혼합형, 인덱스형, 채권형 등 다양한 펀드로 운영되며 연 12회까지 펀드를 갈아탈 수 있습니다. 연금 받는 시점이 다가올수록 채권형 비중을 높여 수익성보다는 안정성에 무게를 두어야 합니다. 펀드 변경과 관련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합니다.
지금까지 말씀드린 연금은 그야말로 최소한의 생활비입니다. 자녀의 교육비와 결혼자금 마련, 본인의 의미 있는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재취업이나 창업이 필수적으로 고려돼야 합니다. 다만 창업은 경기가 불투명하고 위험이 뒤따르므로 철저한 준비를 통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김인교 교보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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