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판막 기능이 부실하거나 문제가 발견되면 조기에 적극 수술해야 위급한 상황을 피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금까지는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기면 수술보다 증상을 관찰하면서 치료하라는 것이 진료지침이었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와 흉부외과 이재원 교수는 1996~2005년 병원에서 치료 받은 승모판 폐쇄 부전증 환자 447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조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환자보다 응급상황 없이 건강하게 살고 있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 심장 승모판의 치료 지침을 과감히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심장 판막은 심장이 온 몸으로 피를 보낼 때 혈액이 거꾸로 흐르는 현상을 막아주는 문 역할을 한다. 판막 이상은 주로 후천적 원인으로 발병하며 가슴통증 없는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청진기로 쉽게 진단하며 심장초음파 검사를 하면 병의 진행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다. 승모판 폐쇄 부전증은 4개의 심장 판막 가운데 가장 중요한 승모판막의 문이 제대로 닫히지 않아 좌심실에서 피가 거꾸로 흐르는 질환이다.
이 교수는 "기존 관찰치료와 달리 조기에 적극적으로 수술 받은 환자 161명은 수술 후 단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며 "반면 기존 진료지침대로 수술 대신 '관찰과 증상 치료'를 했던 환자 286명 가운데 15%인 43명은 응급수술이 필요하거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조기 수술 받은 환자 161명 가운데 1%는 심부전증이 발생했지만 건강하게 살고 있다.
강 교수는 "증상이 없더라도 판막이 심하게 손상되면 수술을 받아야 위급 상황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심장학회가 발간하는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권대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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