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서 유학할 때 일본인 지도교수가 '한국에는 이런 책이 없으니 네가 써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권유, 겁 없이 대사전 편찬 작업에 뛰어든 게 10여년만에야 마무리가 됐다." 곤충학, 농생물학, 면역학, 미생물학, 영양학, 약리학 등 모든 생명과학 분야의 용어를 집대성한 대사전이 최근 국내 최초로 출간됐다.
국내 생명과학도의 숙원이었던 '생명과학 대사전'을 편찬한 사람은 연세대 생물학과 명예교수인 강영희(79ㆍ사진) 박사. 2,300쪽에 달하는 이 대사전에는 2만8,700여 생명과학 용어와 삽화 및 구조식이 담겨 있다. 기존의 생명과학 사전이 1,2줄의 간단한 개념 설명에 그치고 분량도 700여쪽에 불과했던 것에 비해 이 대사전은 생명과학 전반을 상세히 아우르고 있다.
강 박사는 10년 동안 매일 17시간씩 연구에 전념하며 대사전을 완성하는 열정을 보였다. 연세대 생물학과 정인권 교수를 비롯한 29명의 전국 주요대학 생명과학자도 힘을 보탰다.
강 박사는 "통합적 학문인 생명과학에서 분야별로 사용하는 전공용어에 대한 이해와 통합이 필요했던 터라 이 대사전은 후학들에게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950년 의대를 마다하고 생물학과를 선택한 그는 줄곧 기초학문 연구에 헌신하며 한국식물학회 회장, 한국생물과학협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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