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스트라빈스키의 '난봉꾼의 행각', 2010년 프로코피에프의 '세 개의 오렌지에 대한 사랑', 풀랑의 '카르멜수도회 수녀들의 대화', 알반 베르크의 '룰루', 2011년 브리튼의 '빌리 버드', 번스타인의 '타히티에서의 고난'.
국립오페라단이 24일 발표한 2009~11년 공연 일정에 포함된, 한국에서 공연된 적이 없는 20세기 오페라들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3편의 바로크 오페라 중 몬테베르디의 '포페아의 대관'과 비발디의 '티토 만리오' ,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등 바그너 오페라 3편,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작품 3편 중 '엘렉트라'와 '그림자 없는 여인', 거기에 '국가 브랜드' 작품을 포함한 창작 오페라 3편까지 예정작 대부분이 한국 초연이다.
국내 오페라 무대가 베르디, 푸치니 등의 제한된 레퍼토리를 지겹도록 반복해온 것에 비춰 보면 놀라울 만큼 신선한 도전이다. '돈 조반니' 등 모차르트 오페라 3편, 벨칸토 오페라인 '사랑의 묘약'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등 비교적 친숙한 작품들도 예정돼 있지만, 전반적으로 낯선 작품이 많다. 베르디의 오페라도 덜 대중적인 '팔스타프' 1편이 포함됐을 뿐이다.
이소영 국립오페라단 예술감독은 "늘 하던 작품만 할 게 아니라 새로운 좋은 작품을 소개하는 것이 '국립'이 할 일"이라며 "낯선 작품이라도 잘 만들면 관객이 알아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많은 새로운 작품을 다 할 수 있을까. 의욕은 대단하지만, 예산과 인력이 받쳐주지 않으면 실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내년의 경우 거의 매달 대부분 한국 초연인 신작을 올릴 예정이어서 연습 일정을 맞추기도 쉽지 않아 보인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시선에 대해 이 감독은 "작품으로 말하겠다. 결코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국립오페라단이 향후 3년간 추진할 야심찬 계획은 작품 목록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창작 오페라 축제, 야외 무대에서 펼치는 대학 오페라 축제를 만들고, 신진 연출가와 무대 스태프 양성, 오페라 전문 성악ㆍ지휘ㆍ피아니스트를 키우는 아카데미와 대학생 대상 성악 콩쿠르, 초등학교로 찾아가는 어린이 대상 오페라 등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아시아 창작 오페라 축제는 2011년 개최를 목표로 현재 네트워크를 구성 중이다. 어린이 오페라는 올해 '아기 돼지 삼형제'를 시작으로 2011년까지 '어린 왕자' '미녀와 야수'를 차례로 내놓을 계획이다. 이밖에 베르디의 '아이다'를 이집트의 카이로 오페라하우스와 공동 제작해 2010년 한국, 2011년 이집트에서 공연하는 계획도 잡혀 있다. 현대 오페라를 소개하는 '마이 넥스트 오페라', 대중적인 작품들을 공연하는 '마이 퍼스트 오페라' 등 국립오페라단이 그동안 해온 시리즈도 이어간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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