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여파로 지난해 혼인이 8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쌍춘년, 황금돼지해 효과가 사라지면서 출산율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통계청이 25일 발표한 월간 인구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혼인 건수는 32만9,600건으로 전년도보다 1만6,000건, 4.6% 감소했다. 이 감소폭은 2000년(-7.9%) 이후 최대다.
지난해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 침체가 젊은층의 혼인 감소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 실제 혼인 건수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진 이후인 지난해 10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5% 감소한 데 이어 11월(-19.6%) 12월(-3.3%)에도 큰 폭의 감소세를 이어갔다.
전백근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혼인 건수는 1997년에는 전년보다 무려 10.7%가 줄었는데 아마도 외환 위기라는 경제 상황 때문에 그랬던 것 같다"며 "이처럼 혼인도 경기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통계청이 이날 발표한 '2008년 출생통계 잠정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는 46만6,000명으로 2007년보다 2만7,000명(5.5%) 감소했다. 2006년과 2007년 2년 연속 이어 왔던 증가세가 멈추며 다시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2006년이 결혼하면 좋다는 쌍춘년, 2007년은 아기가 부자가 된다는 황금돼지해 효과로 출산율이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그런 특수 효과가 사라지면서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숫자를 말하는 조(粗) 출생률은 2007년 10.0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숫자를 뜻하는 합계 출산율은 1.25명에서 1.19명으로 각각 낮아졌다. 산모의 평균연령은 지난해 30.82세로 2007년보다 0.23세 상승하는 등 해마다 높아지는 추세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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