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클럽 한국본부를 국제화를 통해 우리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지원해줄 수 있는 조직으로 이끌어가겠습니다."
23일 열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이사장 선거에서 제33대 이사장으로 선출된 시인 이길원(65ㆍ사진)씨는 당선 일성으로 펜클럽 한국본부의 국제화를 약속했다. 이씨는 투표권자 1,228명에게 우편으로 보내 회수한 1,105표 가운데 801표를 얻어 신임 이사장에 선출됐다.
1954년 국제펜대회에서 인준을 받으며 출범한 펜클럽 한국본부는 수주 변영로 선생이 초대 회장으로 추대된 이래 주요섭, 모윤숙, 백철, 전숙희씨 등이 이끌었던 국내 대표적인 문인 조직. 그러나 정부 지원 감소, 회원들의 무관심 등으로 최근 위상이 예전만 못했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 한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국제펜대회는 그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신임 이사장은 2012년 국제펜대회의 전체 주제로 '문학과 인권'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국제펜클럽이 오랫동안 정치적 검열에 반대하고, 투옥 작가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점을 고려한 것이다.
1994년부터 지난해까지 7차례나 국제펜대회에 참석했던 '국제통'인 이 신임 이사장은 "국제펜클럽으로부터 소외돼 있었던 한국본부가 세계적으로 중심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국제펜클럽 잡지인 '인터내셔널 펜 리터리처'에 많은 국내 작가의 작품을 소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국제펜클럽 이사 직에 도전할 생각이다. 국제펜클럽 이사는 7명으로, 결원이 생기는 2010년께 입후보가 가능하다.
충북 청주 출신으로 연세대 화학과를 졸업한 이 신임 이사장은 여성잡지 '주부생활' 편집장을 역임했으며 1991년 계간 '시문학'으로 등단해 <어느 아침 나무가 되어> <은행 몇 알에 대한 명상> <계란 껍질에 앉아서> 등의 시집을 발표했다. 2008년 시집 <헤이리 시편> 으로 24회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했다. 헤이리> 계란> 은행> 어느>
사진 김주성 인턴기자(고려대 언론학부 4)
이왕구 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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