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한 청년의 의문사 진상조사에 네티즌들을 참여시킨 일명 '숨바꼭질 사건' 으로 떠들썩하다.
23일 베이징(北京) 일간 신경보(新京報) 등에 따르면 윈난(雲南)성 정부는 의문사 진상조사에 전문성 없는 네티즌들을 참여시킨 뒤 "투명 행정의 표본"이라고 자화자찬하자 법조계가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이를 비판하고 있다.
이 사건은 윈난성 위시(玉溪)시 출신 리차오밍(李蕎明ㆍ24)씨가 불법 벌목 혐의로 지난달 27일 구속돼 이달 12일 구치소에서 사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리차오밍의 온 몸은 멍이 들고 머리가 크게 다쳐 숨졌지만 구치소측이 "리차오밍이 구치소내 동료들과 '숨바꼭질'을 하다 머리가 벽에 크게 부딪쳐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이 사건은 '숨바꼭질 사건'으로 불리고 있다.
윈난성의 지역 신문들은 사망 원인이 석연치 않다고 보도했고, 네티즌들도 진상 조사를 요구하는 수많은 글을 올렸다.
윈난성 정부는 결국 지난 주 네티즌 대표들을 조사단에 참여시켰고, 이 조사를 통해 당국의 당초 발표는 뒤집혀지지 않았다.
우하오(伍皓) 윈난성 선전부 부부장은 "네티즌 참여는 여론에 대한 정부의 관심을 보여주며 결과적으로 인민의 알 권리가 충족됐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법조계는 네티즌 참여 조사단의 적법성 등에 의문을 표시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