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만 해도 '덩칫값 못한다'는 비난을 달고 살았다. 그러나 코칭스태프는 "배움의 과정일 뿐"이라며 기다려줬고, 마침내 '괴물 본색'이 코트를 점령하기 시작했다.
국내 최장신(222㎝) 하승진(24)이 봄날을 맞았다. KCC 신인 하승진은 22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동부프로미 2008~09 프로농구 모비스전에서 24분만 뛰고도 12점 8리바운드 2블록슛을 올리는 알토란 활약을 펼쳤다.
89-75 KCC의 승리. 3연승 중이던 2위 모비스와의 빅매치에서 이긴 KCC는 24승(19패)째를 수확, 공동 3위로 뛰어올랐다. 모비스(27승16패)와의 승차는 3경기.
지난 17일 데뷔 후 한 경기 최다득점(22점)을 기록했던 하승진은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대 특급 용병 브라이언 던스톤(12점)마저 압도하는 가공할 파워로 골밑을 장악했다. 특히 공격 리바운드에서 양 팀 최다인 4개를 잡아내는 등 영양가 만점의 플레이로 KCC 벤치를 흐뭇하게 했다.
하승진은 최근 5경기에서 11.8점 8.8리바운드로 더블-더블에 근접했다. KCC는 하승진 외에도 칼 미첼(24점 9리바운드), 마이카 브랜드(20점 7리바운드)의 공격이 살아나면서 모비스와의 상대전적에서 2승3패로 눈높이를 맞췄다.
잠실실내체육관에서는 주희정(22점 8어시스트)을 앞세운 KT&G가 삼성을 93-85로 제압했다. 주희정은 정규시즌 통산 가로채기 1,100개(1호)와 통산 2,400리바운드(3호) 고지를 밟았다.
22승21패가 된 KT&G는 6강 다툼에서 한 발짝 앞서나갔고, 전날까지 단독 3위였던 삼성(24승19패)은 KCC에 공동 3위를 허용했다. 창단 31주년 기념으로 올드 유니폼을 입고 나선 삼성은 잦은 실책(15개) 탓에 잔칫상을 차려놓고도 눈물을 흘렸다.
김주성(32점)의 활약에 힘입은 선두 동부는 부산에서 최하위 KTF를 90-85로 꺾었다. 3연승을 달린 동부(30승13패)는 2위 모비스와의 격차를 2.5경기로 벌렸다. KTF는 3연패.
창원에서는 LG가 천신만고 끝에 오리온스를 89-83으로 누르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LG는 공동 5위(22승21패)를 유지했고, 9위 오리온스는 6연패 늪에 빠졌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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