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ㆍ19개각'으로 이명박 정부는 집권 2년차를 맞아 경제팀의 세대 교체를 이뤘다. '7ㆍ4ㆍ7(7%성장, 4만달러 소득, 7대 강국)'공약을 입안한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의 독주 체제에서 경제팀의 바통은 '경제위기의 구원투수'로 발탁된 윤증현 재정부 장관의 2기팀으로 넘어갔다.
여전히 1기 경제팀의 핵심 멤버들도 건재하다. MB노믹스를 설계한 강 전 장관은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옮겼고, 이 대통령의 최측근 브레인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은 이번 개각에서 미래기획위원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윤증현 경제팀은 앞에서 경제위기를 진화하고, MB맨들이 후선에서 MB노믹스의 엔진을 가동하는 구조인 셈이다.
강만수(재정부 장관)-곽승준(국정기획수석)-김중수(경제수석)-전광우(금융위원장)-이윤호(지식경제부 장관)의 1기 경제팀은 오래 가지는 못했다. 관료(강만수), 민간(전광우 이윤호), 학자(곽승준 김중수) 출신의 안배도 적절히 이뤄졌지만, 문제는 팀워크.
경제 현안은 강 장관, 경제팀간 조정은 김 수석, 중장기 과제는 곽 수석으로 역할 분담이 돼 있었지만, MB 실세인 곽 수석과 강 장관 이외에는 모두 '들러리'나 다름없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촛불시위라는 돌발 변수로 청와대 개편이 이뤄지면서 박병원 전 우리금융회장이 경제수석으로 편입했지만, 그 역시 전임자와 마찬가지로 경제수석으로서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
MB정부 첫 1년 경제는 전적으로 강 전 장관의 손에 달려 있었다. 이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받은 강 장관은 감세와 규제완화를 축으로 한 MB노믹스를 고집스럽게 밀어붙였다. 강 장관은 7%성장 목표 실현을 위해 경상수지 방어를 강조하면서 취임 초기부터 고환율 정책을 폈다가 시장의 불신을 자초, 끊임없는 비판에 시달렸다.
윤증현 재정부 장관-윤진식 경제수석-진동수 금융위원장으로 짜여진 2기 경제팀은 금융관료 출신들로 짜여졌다. 2기 경제팀에서 MB노믹스가 사장된 것은 아니지만 대선 캠프에 몸담은 윤진식 경제수석이 MB노믹스를 꿰뚫고 있고, 윤증현 장관도 참여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내기는 했으나 금산분리 완화에 찬성하는 등 '비즈니스프렌들리'를 표방하는 MB노믹스와 상당한 접점이 있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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