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 경제에서 반토막 경제로' 이명박 정부 출범 1년간 나타난 경제지표를 한마디 로 요약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의 경제성장 목표는 '747'로 상징된다.
연평균 7%의 고성장으로 10년내 국민소득 4만달 러를 달성하고 선진 7개국에 진입한다는 슬로건이었 다. 현실과 다소 동떨어진 무리한 목표라는 평가를 받 았지만 실물경제를 아는 대통령인 만큼 기대 또한 적 지 않았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집권초기 목표는 공약(空 約)이 되고 말았다.
MB노믹스 자체의 결함 때문은 아 니었지만,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가 휩쓸고 지나 간 지난 1년 동안 '747' 정책은 뿌리부터 흔들리며 '반토막 경제'라는 결과를 낳았다.
7%로 상징되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 난해 2.5%로 전년(5%)에 비해 딱 절반이었다. 지난 해 3월 경제위기를 감안해 내놓은 수정치(6%)의 절 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로 원유 를 비롯한 원자재 가격이 폭등했고, 성장 동력이던 수 출이 급감한 탓이다.
올해 목표는 -2%이며 이마저도 정부가 지키겠다고 한 마지노선일 뿐 세계경기 회복 시기가 늦어질 경우 더 낮아질 수 있다. 경제성장률이 추락하면서 연간 35 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약속도 공염불이 됐다.
지난 한 해 동안 일자리는 14만5,000개가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올해는 오히려 20만개가 줄어들 것이라는 우울한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기간 원화가치도 폭락했다. 강력한 수출 드라이 브 정책을 위해 집권 초부터 일정 정도의 원화평가절 하 정책을 내세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절하 폭은 통제가 불가능할 만큼 커졌다.
취임 당시 947.2원이 던 원·달러 환율이 23일 현재 1,489.0원에 이르고 있 다. 원화가치가 1년간 57%나 절하된 것이다. 이 기간 외환 보유고는 2,600억달러에서 2,000억 달러로 600억달러 이상 줄어들었다.
또 지난해 무역 수지는 132억6,700만달러 적자, 경상수지는 64억 1,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하며 1997년 이후 11년 만 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주식 시장은 더 참담하다. 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이던 지난 2007년 12월 14일 여의도 대우증권 본사를 찾아 "나는 실물경제를 한 사람이기 때문에 허황한 정치적인 이야기는 하지 않겠지만 제대로 되면 (코스피 지수)3000포인트 정 도 회복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며 "아마 임기 5년 중에 제대로 되면 5000까지 가는 게 정상"이라 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취임 초 목표치의 절반 (1,700대)에 턱걸이하던 주가는 23일 현재 1,100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10월 27일에는 장중 892.16까지 곤 두박질치며 취임 초보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 악의 상황에 이르기도 했다.
손재언 기자 chinas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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