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을 아끼려고 주유를 미루고 있다면 당장 주유소로 가는 것이 낫다. 슬금슬금 올라가던 휘발유 가격이 결국 1,500원선을 돌파한 데 이어 앞으로도 당분간은 계속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 지역에서는 이미 1,600원선을 넘은 곳마저 적지 않다.
20일 한국석유공사의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가는 19일 현재 ℓ당 1,505.63원을 기록했다. 휘발유 가격이 1,500원대로 오른 것은 지난해 11월 이후 처음이다.
지역별로 보면 서울이 평균 1,585.29원으로 가장 높고, 전북이 1,478.07원으로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 중구는 1,679.53원이나 됐다. 전국에서 가장 비싼 주유소(서울 여의도)는 무려 1,789원이나 됐다.
휘발유 가격은 지난해 11월 1,500원대에서 1,400원대로 내려간 뒤 하락세가 이어지며 연말에는 1,200원대까지 추락했었다. 그러나 올 들어 꾸준히 상승, 다시 3개월여만에 1,500원대로 복귀했다.
이처럼 휘발유 가격이 오른 것은 국내 제품가의 기준이 되는 국제 휘발유 가격이 상승한 데다 환율마저 급등했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국제 휘발유 가격은 최근 아시아 지역 정유사의 정기보수 등에 따라 공급이 줄면서 배럴당 55달러까지 치솟아, 40달러선을 밑돌았던 지난 연말에 비해서 40% 이상 상승했다.
특히 우리나라 소비자는 환율과 세금에 더 큰 부담을 안고 있다. 실제로 같은 기간 원ㆍ달러 환율은 20% 가까이 올랐다. 여기에 유류세 인하 조치가 환원되며 휘발유에 붙는 세금이 인상된 점도 한 몫 했다.
정유업계는 국제 제품 가격이 국내 휘발유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데에는 2,3주의 시차가 있는 데다 최근 환율 상승이 계속되고 있어 당분간 국내 휘발유 값의 오름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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