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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여직원, 성희롱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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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여직원, 성희롱에 고통

입력
2009.02.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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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방송을 하거나 그러면 너는 무슨 컵을 하냐 이렇게 물어보는 경우도 있고요... 막 세세하게 물어봐요. 민망할 정도로"

전화로 상품판매 등을 하는 콜센터 텔레마케터 여성근로자 10명 중 4명 정도가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고 9명 이상이 업무관련 질환을 앓고 있는 등 인권침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비정규직노동센터에 의뢰해 작년 하반기 여성 텔레마케터 55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확인됐다.

인권위가 19일 발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7%인 205명이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밝혔다. 성희롱 가해자로는 고객(78%), 관리자(13%), 동료직원(5.8%) 순이었다.

성희롱 문제가 심각한데도 회사의 성희롱 대응 매뉴얼이 없다는 응답자가 90%, 성희롱 예방조치가 없다는 응답자가 45%에 달했다.

다른 근무환경도 매우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93%가 호흡기질환(54%) 두통(44%) 등 업무 수행과 관련한 질병을 앓고 있다고 밝혔다. 상여금을 포함한 세금 공제 전 월평균 임금은 134만 2,000원으로, 우리나라 산업 평균의 70% 수준에 그쳤다.

근속기간도 산업평균의 10.5년의 3분의1 정도인 3.1년에 불과했다. 또 여성 비율은 89%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17개 회원국 평균(69%)보다 현저히 높았고, 비정규직 비율은 66%로 OECD 평균(29%)을 크게 웃돌았다.

이날 오후 인권위 배움터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문경란 인권위 상임위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텔레마케터 여성 근로자의 인권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관련부처와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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