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의 메이도프’ 사건으로 불리는 스탠퍼드 파이낸셜 그룹의 금융사기가 일파만파 커질 전망이다. 스탠퍼드 그룹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통령 후보에게도 약 3만달러의 선거자금을 댄 것으로 밝혀졌다.
스탠퍼드그룹의 사기 규모나 수법 등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17일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민사 고발 내용에 따르면 스탠퍼드그룹 중 스탠퍼드 인터내셔널 뱅크(SIB)가 고수익을 미끼로 투자자를 끌어 모아 80억달러(약 12조원)의 양도성예금증서(CD)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텍사스주 출신 억만장자 투자가인 앨런 스탠퍼드(59)가 설립한 스탠퍼드 금융 그룹은 세계 131개국에서 3만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미국, 남미, 카리브해 등지에서 500억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계열사 중 증권산업규제기관(FINRA)에 등록된 회사는 단 하나에 불과할 정도로 구체적인 규모와 투자 활동에 대해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때문에 실체가 밝혀질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늘어날 가능성도 크다.
사회주의 경제 개혁을 우려한 남미 부호들이 스탠퍼드그룹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특히 남미 국가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실제로 베네수엘라는 SIB에 물린 돈이 25억달러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에콰도르는 SIB의 자국 내 2개 지점을 압류한다고 발표했다. 멕시코에서는 SIB가 마약 자금의 돈세탁 통로로 사용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사회 저명 인사 연루설까지 제기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스탠퍼드에게서 3만1,750달러를,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2만8,000달러를 선거자금으로 받았다. 뉴욕포스트는 “타이거 우즈, 비제이 싱 등이 소속되어 있는 스포츠 마케팅사인 IMG도 스탠퍼드 사기에 연루됐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 당국이 이미 12년 전부터 수 차례 스탠퍼드를 의심해 왔으며 지난해 말 메이도프 사건이 터지면서 본격 수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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