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졸 순경 출신인 대구경찰청 수사과 곽해룡(52ㆍ사진)경위가'치안지구대'의 성과와 보완책 등을 내용으로 하는 논문으로 20일 영남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2005년 3월 박사과정을 시작한지 4년만이다. 이공계와 달리 대학원 행정학과 등에서는 박사학위를 받는데 5∼7년이 걸리는 게 보통. 곽 경위는 "영남대 행정학과에서 박사학위를 4년만에 받는 것은 역대 최단기간이라고 한다"고 말했다.
곽 경위의 논문은 2003년 지역 파출소를 통폐합, 광역화한 치안지구대 설치 이후 성과가 상당했지만 제도의 완전 정착을 위해서는'치안자원봉사 마일리제' 도입 등으로 시민참여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 주내용이다.
곽 경위가 뒤늦게 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은 자녀들이 중학교에 다니던 90년대 중반부터. "자녀들이 '공부하라'는 말에 '아빠는 TV만 보면서 공부하라고 한다'고 반발하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공부하는 아빠'의 모범을 보이기 위해 책을 다시 잡았다"고 말했다.
전문대, 산업대학을 거쳐 2005년 2월 경북대 행정대학원에서 '수사경과제' 도입의 필요성을 내용으로 하는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근무를 하며 수업과 자료수집, 논문작성 등을 하느라'가족과 함께 주말'은 언감생심 꿈도 꾸지 못했다. 하지만 같은 날 딸(23)도 영남대에서 학사학위를 받아 곽 경위의 기쁨은 두 배다.
그는 "고졸 학력 때문에 서러웠던 적도 있는데 늦깎이 공부를 마칠 수 있었던 것은 당직을 바꿔주는 등 직장 동료와 상사들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전공을 활용해 경찰조직의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정광진 기자 kjche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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