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는 변화에 대한 국민의 욕구 때문에 사상 유례없이 큰 격차로 승리했는데 변화를 아우를 수 있는 의지가 부족하다."
한나라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가 13일 국회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개최한 '바람직한 국정과제 추진 방향'이라는 주제의 정책토론회에서는 전문가들의 쓴소리가 이어졌다.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토론에서 이 같이 지적하면서 "좌파 진보진영이 깔아놓은 프레임을 넘어 어젠다를 설정해야 하는데 거대 여당이면서도 야당과 겨룰 때 언어게임에서 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현 세종연구소 안보실장은 "'비핵ㆍ개방ㆍ3000'을 두고 핵을 포기하지 않으면 남북관계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냐는 생각이 태반"이라며 "현 정부는 좋은 비전과 의도를 갖고 있다고 해도 충분히 납득시키는 게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이어 "참여정부는 홍보를 너무 해서 문제였다면 이명박 정부는 홍보를 너무 안 한다"고 지적했다.
이영 한양대 교수는 "영어 공교육 정책 중 몰입교육을 빨리하겠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며 "정책 변화는 급하게 하면 역효과가 난다"고 지적했다. 이언오 삼성경제연구소 전무이사는 "현 정부 들어 과학기술부도 없애고 과학개발 과제도 적은 데 과학을 홀대하는 것 아니냐"며 "교육자나 과학자 가운데도 김연아나 박지성과 같은 영웅을 배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민대 배규한 교수는 이날 발제를 통해 "촛불집회는 단순한 미국산 쇠고기 문제가 아니라 세대 간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잠복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있는데 이명박 정부는 사회통합을 위한 뚜렷한 비전이나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안종범 성균관대 교수도 역대 정권의 경제 및 사회지표를 분석, "주가지수는 이명박 정부를 제외하고는 정권 취임 1년 후 모두 상승했다"고 밝혔다. 김대중 정부에서는 주가지수가 1997년 376.31에서 1998년은 562.46을 기록해 상승률이 49%로 가장 컸으며, 노무현 정부(627.55→810.71), 김영삼 정부(620.0→802.0)도 각각 올랐으나 현 정부에 들어서는 1,897.1에서 1,124.5로 떨어졌다.
고성호 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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