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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철없는 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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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철없는 삐라

입력
2009.02.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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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16일 오전, 경기 파주 임진각 상공에 대형 풍선 몇 개가 두둥실 떠오를 것 같다. 생일 축하용 오색 풍선이라 생각한다면 지나친 상상. 북한 비방 전단을 북으로 실어보내기 위해 일부 보수단체들이 띄우는 풍선이다.

자유북한운동연합과 납북자가족모임 등은 15일 정부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초 한나라당 등의 요청으로 전단 살포를 중단한지 두 달 여 만이다. 이들은 하필 김 위원장의 생일인 2월16일을 상징하는 북한 화폐 216만원 어치를 전단과 함께 살포하겠다고 한다. 남한 언론의 주목을 받고 북한을 자극하겠다는 속셈이다.

통일부 김호년 대변인은 15일 논평에서 "남북관계가 여러가지로 어려운데 전단 살포가 북한에 상황 악화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남북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조차 극히 불안정한 지금 이들 단체의 돌출 행동은 그 위기지수를 더욱 높일 것이라는 얘기다.

더구나 이들이 '북한 화폐 무단 반입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이라는 통일부의 경고를 무시하면서 내놓는 반박 논리는 황당한 수준이다. "우리 목적은 교류와 협력이 아니니 남북교류협력법과 상관 없고, 우리 탈북자들은 원래 통일부를 인정하지 않는다. 정부가 김정일 위원장의 편의만 생각한다"(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미국 달러를 보내면 북한 주민이 바꿔 쓰기가 어렵다고 해서 북한 돈으로 보내는 것 뿐이다"(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 대표)…등등.

지금 온 나라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움직임, 서해 도발 가능성 등 북한의 일거수일투족을 '봄철 얼음 위 걷는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참 철없는 사람들이다.

최문선 정치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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