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강호순(38)의 네번째 피해자인 중국 동포 김모(37)씨의 어머니 김모(65)씨는 16일 수원지검 안산지청에 도착해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14일 입국할 때만 해도 마음을 다잡았는데 살인범 강씨가 조사를 받는 곳에 들어서자 다시 한번 억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김씨는 "늙은 엄마를 봉양한다고 온갖 궂은 일을 해온 착한 딸을 누가, 왜 죽였습니까"라고 울부짖은 뒤 "딸의 시신을 꼭 찾아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김씨의 제부(56)는 "조카딸이 실종됐다고 했지만 죽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딸에게 엄마의 죽음을 알리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7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딸(17)을 데리고 옌지(延吉) 친정집에서 어머니, 남동생과 살던 김씨는 돈을 벌기 위해 2006년 7월 입국했다. 김씨는 이후 안양시 관양동에서 일하며 번 돈을 꼬박꼬박 송금했고, 덕분에 딸은 옌볜의 좋은 고등학교에 입학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씨는 2007년 1월 연쇄살인범 강씨에 의해 살해돼 화성시 마도면 고모리에 암매장 됐고, 그 자리에 골프장이 들어서는 바람에 시신을 찾지 못해 죽어서도 가족과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운 신세가 됐다.
안산지청 범죄피해자지원센터는 김씨 유가족에게 200만원의 긴급구호비를 지원했고 범죄피해자 외국인지원위원회와 구본민 변호사도 이들에게 국내 체류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김씨 유가족들은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을 통해 추가소송을 제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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