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교과서포럼이 펴낸 <대안교과서 한국 근ㆍ현대사> 는 역사학계뿐 아니라 사회 전체에 격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서울대 이영훈 경제학과 교수, 박효종 국민윤리학과 교수 등이 중심이 돼 만든 이 교과서는 ▦식민지 근대화론 ▦군사독재 ▦북한에 대한 인식 등을 놓고 기존 교과서와 큰 시각차를 보였다. 이들은 기존의 교과서가 '좌편향된 민족주의에 기운 자학사관'에 바탕한 것이라며 자신들의 교과서가 대안이라고 주장했다. 대안교과서>
<뉴라이트 위험한 교과서, 바로 읽기> (서해문집 발행)는 '대안교과서'의 역사관을 정면으로 비판ㆍ분석한 책이다. <역사비평> 등 학술지에 발표된 논문 5편과 새로운 논문 5편을 모아서 단행본으로 엮었다. 저자들은 각각의 논문을 통해 대안교과서가 수많은 오류를 안고 있으며 식민사관의 부활을 기도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순응하는 논리를 담고 있음을 통박한다. 역사비평> 뉴라이트>
이신철 성균관대 교수는 대안교과서가 북한을 실패한 국가로 규정하고 '문명의 막다른 길'로 서술한 점을 문제로 꼽는다. 북한을 흡수통일의 대상으로 인식하고, 북한 대중의 역할을 거의 인정하지 않는 엘리트 중심 역사관 등도 한계로 지적한다. 인도주의와 민중주의적 시각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대안교과서가 오히려 편향된 관점이라는 비판이다.
남북 정상회담의 성과보다 남북정상 합의문이 남한 내에서 벌어진 '체제 논쟁'의 빌미가 됐다는 사실을 더 중요하게 부각하거나, 수많은 비리를 저지른 기업인들을 역사의 주역으로 재평가하자는 대안교과서의 주장도 비판의 대상이 된다. 도시 빈민들의 생존권 투쟁을 '철거에 물리적으로 저항하거나 국공유지의 유리한 불하를 주장하는 빈민촌의 집단행동'으로 서술하는 등 오로지 '경제 발전사'에 집중하는 태도도 대안 교과서의 문제로 지적된다.
유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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