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솥 전쟁이 시작됐다. 국내 시장 점유율 2,3위 업체인 부방테크론과 웅진쿠첸이 업체 결합을 통해 1위 쿠쿠홈시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낸 것이다.
프리미엄 생활가전브랜드 '리홈'을 보유한 ㈜부방테크론(대표 이대희)은 18일 경쟁사인 웅진쿠첸의 생활가전사업부문을 전격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13일 체결된 양수도 계약은 부방의 특수목적신설법인을 통해 이뤄졌으며, 인수액은 총 260억원이다. 부방은 각 브랜드의 생산라인과 마케팅 영역을 통합하는 한편, 영업은 독립시켜 기존 리홈과 쿠첸을 독립된 브랜드로 계속 유지해나갈 계획이다.
부방테크론은 이번 웅진쿠첸 밥솥사업 인수가 자사 생활가전사업의 전략적 육성 및 밥솥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한 도약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리홈 마케팅팀 윤희준 팀장은 "국내 전기압력밥솥 시장은 3사가 분할하기에는 손익을 맞추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웅진 측과) 상호 이해가 있었다"면서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밥솥시장 양분이 목표"라고 밝혔다.
현재 국내 밥솥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대로 추정된다. 쿠쿠홈시스가 2008년 할인점 판매 기준 시장점유율 52%, 리홈이 25%, 쿠첸 23%로 1강 2중 체제다. 쿠쿠홈시스는 1998년 런칭해 이듬해부터 1위로 올라선 뒤 지금껏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이번 기업결합을 통해 부방이 시장점유율을 48%까지 끌어올리며 본격적인 양강 체제로 진입함에 따라 시장 쟁탈전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올해 20만원대 중가 상품에 주력하고 있는 쿠쿠홈시스는 벌써 가격 할인전에 들어갔다. 리홈은 이에 맞서 세계 최초 티타늄 밥솥, 다이아몬드 밥솥 등 40만원대 고가라인을 잇따라 선보이며 프리미엄 전략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부방테크론은 올해 창립 34주년을 맞는 밥솥업계 최장수 기업. 삼성전자 대우전자 LG전자 등 대기업에 전기밥솥을 공급하는 국내 최대 OEM생산업체로 입지를 굳힌 뒤 1999년부터 자체 브랜드를 내놓았다. 지난해 총매출 2,380억원 중 776억원이 밥솥에서 나왔다. 한편, 웅진쿠첸은 이번 양수도를 통해 확보한 260억원을 약 500억원대에 이르는 은행차입금을 갚는 데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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