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사과정에서 공부하는 것 자체가 행복이었습니다. 후배 체육인들을 훌륭한 지도자로 키우는 데 일조하고 싶습니다."
1984년 LA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김원기(47) 전 레슬링 국가대표. 보험회사의 평범한 영업사원으로 변신해 화제를 모았던 그가 금메달을 딴 지 25년 만에 체육학 박사가 돼 돌아왔다. 18일 경희대 학위수여식에서 박사학위를 받는 김씨는 17일 "마침내 소망했던 꿈이 이뤄졌다"며 늦깎이로 공부에 도전해 학위를 받게 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16년간 몸담았던 보험회사를 2003년 떠난 뒤 '십자성 마을회'라는 단체의 전무이사로 자리를 옮겨 제3의 인생에 뛰어들었던 그가 다시 학교로 돌아온 것은 한국 체육과 후배 체육인에 대한 미련을 떨쳐 버리지 못했기 때문. 그는 체계적인 체육지도자 양성 시스템이 없는 국내 현실을 늘 아쉬워했다. 그는 또 현역시절 금메달을 따며 빛을 발했던 후배들이 정작 사회에 나와 마땅한 길을 찾지 못한 채 과거 속으로 사라져가는 모습이 안타까웠다고 설명했다. 그가 박사과정에서 쓴 논문에도 이런 고민이 절절이 녹아있다.
그의 논문은 스포츠 지도자의 역량을 강화해 단순 이용시설에 그치고 있는 스포츠 복지시설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고 이런 과정 속에서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을 재목감이 될 만한 지도자로 발굴ㆍ양성해야 한다는 내용이 핵심을 이루고 있다. 조만간 미국으로 연수를 떠날 계획인 김씨는 "후배 체육인들이 훌륭한 지도자로 거듭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보려 한다"며 "이들이 체육인으로 살아가며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틀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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