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를 순방중인 중국의 차기 지도자 시진핑(習近平ㆍ사진) 국가 부주석이 11일 신경이 곤두선 어조로 “중국에 함부로 간섭하지 말라”고 말해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13일 중국 선전 위성TV에 따르면 시진핑 부주석은 멕시코 방문 도중 현지 화교들을 만나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외국인들이 중국을 함부로 그리고 경솔하게 비판ㆍ 간섭한다”고 밝혔다.
시 부주석은 이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중국 정부의 노력을 설명하면서 “인구 13억을 가진 중국은 인민의 먹을 거리 등 기본적인 것을 해결해 인류 사회에 이미 위대한 공헌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배부르고 할 일 없는 외국인들이 함부로 중국을 비판한다”며 “중국은 해외로 혁명과 빈곤ㆍ기아를 수출한 적도 없으며, 외국을 들볶은 적도 없는데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 것이냐”고 반문했다.
평소 언행이 신중한 시 부주석의 이 같은 원색적인 발언은 최근 일부 서방국가의 중국 흠집내기가 과도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중국 때리기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중국의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말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중국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달라이 라마를 접견했고 이탈리아는 달라이 라마에게 로마 명예시민증을 수여했으며 클린턴 힐러리 미 국무장관은 20일 중국을 방문해 인권문제를 강력히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개혁 개방 이후 강대국과 충돌 없이 지내면서 국력을 키워 강국으로 부상한다는 화평굴기 전략을 고수하고 있지만 최근 국력의 신장에 따른 이해충돌이 잦아지면서 국가적 감정을 표출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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