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축년 소띠 해인 올해, 성실과 근면의 대명사이자 풍요의 상징인 소가 각별한 사랑을 받고 있다. 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는 소를 주제로 한 전시 2개를 동시에 열고 있다.
황영성(68)씨의 '소와 가족' 전은 소의 모습을 웃음과 해학으로 담아낸 그림 40여 점을 걸었다. 40여년간 황소, 가족, 초가집 등 향토적인 소재를 화폭에 담아온 작가는 황토빛 캔버스에 알록달록한 소들을 가득 채웠다.
커다란 눈과 뿔 등 추상적으로 단순하게 표현된 소들이 사람들과 함께 있다. 현실에서도 그러하듯 사람 가장 가까운 곳에 가족처럼 자리한 소들을 보면 마음이 저절로 따뜻해진다. 그림 제목도 '더불어 함께' '즐거운 소가족' '둥글게 둥글게' 등 기분좋은 것들이다. 28일까지. (02)2287-3500
두가헌갤러리에는 엿장수의 녹슨 가위 50여 개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찰칵찰칵 쇠가위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것 같다. 호미, 연탄집게, 낫 등 세월의 때가 묻은 도구를 작업의 소재로 삼는 자칭 '고물상 출신 작가'인 이영학(60)씨는 엿장수 가위에서 소의 모습을 발견했다.
수십년간 수집한 가위의 날을 접합하고 색칠하는 등 아주 조금만 손을 댔는데도 가위에 담긴 엿장수들의 애환이 어느새 친근한 소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귀가 큰 것과 작은 것, 입모양이 뭉툭한 것과 길쭉한 것 등 각기 다른 생김새가 재미있다. 이씨는 "지방마다 엿장수 가위의 모양과 크기가 다르다. 요사이 흉내내 만든 가위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정성이 듬뿍 들어있다"고 말했다. 22일까지. (02)2287-3551
김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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