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영업사원이었다가 일순간 세계적인 팝페라 가수가 된 폴 포츠의 성공신화를 잇는 한 '왕따 소년'의 이야기가 화제다. 열다섯 살의 영국소년 앤드류 존스턴은 포츠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영국 ITV1의 스타 발굴 프로그램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서 입상하며 이름을 알렸다.
아름다운 고음선율을 선보이는 클래식 보컬인 그의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500만 건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며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다. 하지만 그의 영광 뒤엔 어두운 과거가 있었다.
존스턴은 특유의 여성스러운 목소리 때문에 '게이 성가대원'이라는 놀림을 받으며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해 1년여 동안 집 밖을 나가지 못하는 시련을 겪었다. 최근 첫 앨범 '원 보이스'(One Voice)를 내고 본격적인 뮤지션 생활을 시작한 존스턴을 이메일로 만났다.
- 힘든 시절을 딛고 무대에 오른 자신감은 어떻게 얻었는지.
"또래들에게 받은 심한 놀림과 따돌림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할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방에만 틀어박혀 숨고 싶은 기분이었다. 하지만 이것이 더 이상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머니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성가대 활동을 하며 '브리튼스 갓 탤런트'에 출연할 수 있었다. 내 목소리의 고음 때문에 따돌림 받았지만 누구나 이런 고음으로 노래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기 바란다."
- 폴 포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왔나.
"그가 힘들었던 시간이 매우 길었을 텐데 끝까지 꿈을 이뤄낸 걸 보면서 참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폴 포츠와 비교되거나 제2의 폴 포츠라 불리는 건 기분 좋고 감사한 일이다."
- 고음의 미성인 자신의 목소리에 만족하는지.
"지금 변성기에 있기 때문에 목소리가 어떻게 변할지 모르지만 좋은 목소리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고 들었다. 지금의 하이톤을 유지할 순 없겠지만 좋은 소프라노가 되고 싶다. 아름다운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행복을 전달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
- '브리튼스 갓 탤런트' 무대에 처음 섰을 때의 느낌은.
"어머니가 먼저 신청을 하셔서 나가게 됐다. 사이먼 코웰 등 심사위원들 앞에선 정말 떨렸다. 3위에 그치긴 했지만 서운하지는 않다. 처음에 시작할 땐 여기까지 오리라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 1집 음반은 '피에 예수' 등 대중적으로 알려진 곡들로 채웠다.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은지.
"내 음악은 항상 용기와 위안이 주제가 될 것이다. 장르적인 면에선 계속 클래식과 성가곡들 위주로 부르게 될 것 같다. 잘 아시다시피 전 클래식 보컬이고, 힙합이나 록은 아무래도…."
- 왕따를 당하는 등 힘든 시기를 겪었지만 결국 음악으로 이겨냈다. 한국에도 이런 문제로 힘들어하는 또래들이 있는데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재능을 갈고 닦아 꿈에 도전하고, 사람들이 자신을 좌절시키지 못하게 하면 된다. 사람들의 나쁜 말에 귀 기울지 말고 그냥 도전하라고 말하고 싶다."
양홍주 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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