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A씨는 늦은 시각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도 전혀 무섭지가 않다. 위급 상황에 대비, 양방향 음성전송 폐쇄회로(CC)TV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낯선 사람이 눈에 띌 경우 카메라를 향해 말만 하면 된다. 지하주차장을 나오면 대형 마트에서처럼 운반용 카트가 준비돼 있어 장본 물품을 무겁게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된다. 단지 내에는 또 친환경 자재를 사용한 직영 보육시설이 있어 편리하기 그지없다.
주부 등 여성들의 편리성을 극대화한 아파트가 앞으로 서울 구로구에 지어진다.
구로구는 개봉동 90의22 일대 경서재개발지구 개봉1구역에 '여성이 행복한 공동주택 건설방안'규칙을 처음 적용한 911가구 규모의 재건축사업을 인가했다고 12일 밝혔다.
구는 앞서 지난해 10월 여성거주자 배려차원에서 전국 최초로 여성이 행복한 공동주택 건설방안 규칙을 마련해 100가구 이상 공동주택 신축 시 의무 적용키로 한 바 있다.
여성들을 '살맛'나게 하는 시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양방향 대화가 가능한 지하주차장 CCTV. 화면만 전송되는 기존 CCTV에 음성전송이 가능하도록 스피커와 마이크를 장착해 위급상황이 발생할 경우 여성거주자와 관리직원이 즉시 대화로 도움을 주고 받을 수 있다. 말할 시간이 없으면 비명만 질러도 즉시 경비실에서 출동하게 된다.
또 대형 마트와 같이 주차장 내 일정구역에 카트를 비치, 무거운 짐을 든 여성들이 손쉽게 물건을 집까지 운반할 수 있도록 했다.
환경 호르몬으로 인한 아이들의 아토피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단지 내 보육시설의 경우 환경 자재를 사용해야만 영업이 가능하도록 한 것도 특징이다.
이밖에 여성들이 낯선 사람과 승강기에 승차할 때 느끼는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승강기 문의 절반 이상을 투명처리토록 했고, 승강기 가까운 장소에 장애인과 더불어 여성우선 주차구획을 지정하는 등의 조항도 마련했다.
이 같은 여성이 살기 좋은 아파트는 개봉1구역의 911세대를 포함해 고척1,2동 일대 들어설 공동주택 4,230세대에도 적용이 확정됐다.
이중 개봉1구역의 경우 올 하반기 착공에 들어가 2011년 말 완공 예정이며, 고척1,2동도 조만간 계획이 확정된다.
한편 구는 신축 공동주택 이외 기존 공동주택에 대해서도 장기수선충당금 등을 활용해 이 같은 여성 편익시설들을 설치하도록 권고하고, 이에 따를 경우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구 관계자는 "이번 정책은 서울시 여성들의 삶의 질 향상 방안을 겨루는 경진대회에서 130편의 경쟁작을 물리치고 최우수상을 받았다"면서 "편리성이 이미 검증된 만큼 정책이 최대한 빨리 확산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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