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까지 강원 남부 지역 강수량은 137㎜로, 평년(289㎜)의 47.4%에 그쳤다. 기상청은 가뭄이 5월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역 가뭄 피해는 '무심한 하늘' 탓만 할 수 없는 인재(人災)의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 많다. 태백, 정선 등 산간지역은 1990년대 중반과 2000년대 초에 이미 제한급수 사태를 겪었고, 특히 이번에는 가뭄 징조가 일찍부터 나타났는데도 서둘러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자치단체와 수자원 관리 당국에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일례로 가장 피해가 큰 태백시의 상수도 누수율은 46%에 달한다. 상수도관이 노후한 탓에 절반 가까운 수돗물이 땅 속으로 새나가는 것이다. 시는 현재 상수도관이 주로 예전 광산에서 쓰던 간이 상수도를 연결한 것이라 체계가 없고 노후화했다고 설명하지만, 정비 사업을 소홀히 했던 책임을 벗긴 힘들다.
부실한 저수시설도 문제다. 강원 남부는 급경사로 유속이 빠르고 물이 빠져나가는 석회암 지질이라 각별한 저수 방책이 필요한데, 이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댐은 광동댐과 달방댐 2곳뿐이다. 게다가 두 댐의 저수용량을 합해도 소양강댐의 0.7%에 불과하다.
넓게 보면 국가적 상수도 체계가 비효율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07년 현재 전국 상수도시설 가동률은 53%에 불과하다. 대도시 주변은 댐이나 상수도망 중복 건설로 유휴 시설이 많아서다. 반면 면 지역은 상수도 보급률이 45.2%에 머물러 물 배분 구조의 불균형이 심각하다.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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