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1박 요금 328원의 초저가 임대료를 내고 25년 계약으로 빌린 힐튼 호텔 펜트하우스를 호텔측에 비워 줄 필요가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6부(부장 강영호)는 힐튼 호텔 소유주인 ㈜씨디엘코리아가 김 전 회장을 상대로 "23층 펜트하우스를 비워달라"며 낸 건물명도 소송 항소심에서 원심을 뒤집어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힐튼 호텔의 원래 소유주인 대우개발과 김 전 회장이 맺은 임대차 계약이 원고의 주장처럼 업무상 배임 및 독점규제법상 불공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회장의 해외도피와 유죄판결 때문에 명예와 신용이 훼손돼 계약관계를 지속할 필요가 없다"는 호텔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우개발은 애초 903㎡ 넓이의 이 펜트하우스를 영업장에서 제외시켜 김 전 회장의 집무실로 제공했다. 그러다가 국세청에서 무상 임대에 따른 세금 문제를 지적받자, 1999년 김 전 회장에게 연 임대료 12만원이라는 헐값에 2024년까지 임대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영창 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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