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시공사 모 사업소에서 폐수종말처리시설 공사 발주 및 감독 업무를 맡고 있는 A소장은 지난해 3월 부하 직원 B씨, 시공사 직원 C씨 등과 함께 유럽 출장을 떠났다.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등 3개국의 4개 공장을 돌아보며 폐수종말처리시설에 도입되는 외국산 기자재를 검수하겠다는 게 애초 출장 목적이었다.
일정대로라면 스위스 바젤에 있는 한 공장에서 현장계측기를 검수해야 할 시간, A소장은 일정을 임의로 조정해 바젤에서 2시간 거리인 알프스산맥의 융프라우를 찾았다. 하지만 해발 4,158m인 융프라우 등정 이후 A소장은 몸살 및 고산병을 앓게 됐고 결국 일정을 이틀 앞당겨 귀국해야 했다.
귀국 후 바로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휴식을 취한 A소장은 4개 공장 중 2곳만 돌아봤음에도 정상적으로 업무를 수행한 것처럼 상사에게 출장 결과를 보고했다. B씨는 A소장이 조기 귀국하자 C씨와 함께 일정에 없던 캐나다 밴쿠버를 여행한 뒤 귀국했고 역시 출장 내용을 허위로 보고했다.
인천도시개발공사 D씨는 해외 향응성 출장이 문제가 된 경우다. 공사의 모 아파트 지구 정보통신시설 공사를 감독하는 D씨는 정보통신장비 납품업체 관계자와 함께 2007년 4월과 12월 각각 홍콩 관광과 필리핀 골프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 비용 256만원은 물론 납품업체에서 대신 냈다.
감사원은 12일 지방공사 6곳을 감사한 결과 이 같은 출장 태만 사례를 적발하고 공사 사장에게 이들에 대한 징계 처분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또 서울시 SH 공사가 개발수당과 생활안정수당을 신설했다 폐지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9월까지 직원들에게 61억원을 부당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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