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여성들이 14일 밸런타인데이를 앞두고 극우 힌두단체에 '핑크 속옷 보내기' 저항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BBC방송과 일간 텔레그래프가 10일 보도했다.
스스로 '술집에 드나들고 헤프며, 뻔뻔스러운 여성 공동체'라고 명명한 단체가 주도하는 이 운동에는 인터넷 인맥구축사이트를 통해 모인 5,000여명의 인도여성이 동참해 극우 힌두단체 스리 람 세나(SRS) 지도자에게 속옷과 콘돔 등의 '야한 선물'을 발송하고 있다. 이들이 보낸 선물 가운데는 인도 성애 고전서 <카마 수트라> 와 누드가 담긴 DVD, 큐피드의 활과 화살, 미국 드라마 <섹스 앤 더 시티> 가 유행시킨 칵테일 '코스모폴리탄' 등도 섞여 있다. 섹스> 카마>
이 저항운동은 지난달 인도 남부도시 망갈로르 한 술집에서 SRS 회원 40여명이 술 마시고 있는 여성들에게 "도덕이 해이해졌다"며 집단 구타하면서 시작됐다.
특히 SRS의 폭력에도 이를 동조하는 정계지도자들이 사건 관련자들을 보호하려 하자 이에 항의하는 여성들이 인터넷을 통해 공동행동에 나서면서 저항운동은 확산됐다. 인도 남성우월주의에 대한 치열한 저항인 셈이다. 이 모임의 대변인 나샤 수잔은 "속옷 색깔을 핑크로 고른 것은 핑크가 전통적으로 저속한 색으로 규정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계기로 '힌두 탈레반'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 SRS는 한발 더 나아가 "밸런타인데이 행사가 반(反) 인도적 풍습이기 때문에 이 행사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하겠다"고 공개 선언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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