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법학전문대학원) 개원을 불과 3주일 앞두고 변호사 자격시험 방법과 과목 등을 규정한 변호사시험법제정안이 부결돼 로스쿨 학사 운영의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국회는 12일 본회의를 열고 변호사시험법 제정안에 대한 표결을 벌인 결과, 재석 의원 218명 중 찬성 78표, 반대 100표, 기권 40표로 부결시켰다.
반대표를 던진 의원 가운데 한나라당 의원들은 46명이었는데 김기현 유기준 강용석 의원 등 로스쿨 도입에 비판적인 법조 출신 의원들이 많았다. 기권 40명 가운데도 30명이 한나라당 의원이었다.
당초 변호사시험법은 로스쿨 학사 일정 등을 고려, 정부 여당이 조속 처리키로 했던 법안. 하지만 여당 의원들이 대거 기권하거나 부표를 던지며 부결시켜 손발이 맞지 않는 우스운 모양새를 연출했다. 당초 법사위에서도 법안 내용이 부실하다는 지적이 많았지만 정부의 채근으로 서둘러 처리에 나선 게 화근이었다.
이 법안은 변호사 시험의 응시횟수를 5년 내 3회로 제한하고 비로스쿨 출신은 변호사시험을 볼 수 없도록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한 여당 법사위 의원은 "응시 횟수와 자격을 제한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고, 향후 법조 운영에 대한 고민도 반영되지 않은 졸속 법안이라며 신중처리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민주당 서갑원 원내수석 부대표는 "(법안 부결은) 한나라당 정권의 속도전이 빚은 무책임의 극치"라고 주장했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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