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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췌장암, 일반 건강검진으론 못잡아… CT검사 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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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과 마음/ 췌장암, 일반 건강검진으론 못잡아… CT검사 꼭!

입력
2009.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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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췌장암 수술을 받았던 애플 최고경영자(CEO) 스티브 잡스(54)가 6월까지 병가를 냈다. 말기 췌장암과 사투를 벌이면서도 삶에 대한 긍정적 태도로 전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감동, 사랑을 선사한 <마지막 강의> 의 저자 랜디 포쉬 미 카네기 멜론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도 지난해 7월 25일 타계했다.

췌장암은 '공포의 암'이다. 5년 생존율이 20%도 되지 않아 암 가운데 생존율이 가장 낮다. 췌장암 조기 발견율도 8.9%에 불과해 역시 암 중에서 가장 낮다. 그래서 말기에 발견된 경우는 48.4%나 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박세훈 교수는 "췌장암을 비롯해 난소암, 폐암 등은 초기 증상이 없고 아직까지 효과적인 검사법이 없어 조기 발견이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게다가 췌장암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알 수 있는데 건강검진에 포함돼 있지 않은 경우가 많아 발견을 어렵게 한다. 이에 따라 건강검진에 CT를 반드시 추가하는 것이 좋다는 게 암 전문의들이 공통된 견해다.

■ 95%가 사망하는 공포의 암

췌장은 길이 12~20㎝, 무게 70~120g 정도에 불과하지만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장기다. 우리 몸에서 혈당을 유지하고 지방을 분해하는 데 관여하는 인슐린이나 글루카곤 같은 호르몬을 분비한다. 소화를 돕는 20여종의 소화액도 분비한다. 췌장 기능이 손상되면 음식물의 소화흡수가 안 되고 당뇨병이 생긴다.

췌장암은 진행이 매우 빠르고 진단 받은 환자의 95%가 사망한다. 통계청 사망원인 분석자료에 따르면, 2005년 한해 췌장암으로 사망한 사람이 3,389명으로, 폐암(1만3,805명), 위암(1만990명), 간암(1만962명), 대장암(6,071명)에 이어 암 사망순위 5위를 기록했다. 발생률은 전체 암의 2.4%(9위)에 불과하지만 사망률은 훨씬 높다.

췌장암은 대장암이나 위암과 달리 원인이 명확하지 않다. 다만, 전문의들은 흡연이나 식습관 등 일부 요인이 암세포 증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담배는 강력한 발암물질로, 췌장암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일부 전문의들은 술이 췌장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췌장암 발병률이 우리나라보다 높다는 점을 들어 고기 섭취 비율이 높을수록 췌장암 발생 위험이 높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밖에 만성 췌장염, 물혹 등 췌장에 생기는 병이 암으로 진행되는 경우도 있다. 췌장염이 췌장암 발병 위험을 6~10배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췌장암이 생기면 눈에 띄게 몸무게가 줄어든다. 구역질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가 복통을 호소하고, 25%의 환자는 척추쪽으로 통증이 옮겨가는 증상을 경험한다. 일부 환자는 눈이나 몸이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생긴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려면 정기적으로 췌장진단을 받아야 한다.

■ 초음파ㆍCT로 진단

췌장암은 일반 종합검진에서 시행하는 혈액검사를 통해서도 발견할 수 있다. 문제는 정확도가 50~6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췌장암이 의심되면 복부 초음파 검사와 CT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두 검사 모두 2㎝ 크기까지 암세포 덩어리를 찾아낼 수 있다. 초음파 검사는 비교적 간단하지만 CT 검사에 비해 영상이 정밀하지 않아 췌장암이 의심되면 두 검사를 모두 받아야 한다.

췌장암을 치료하는 유일한 방법은 췌장을 절제하는 것이다. 삼성서울병원 일반외과 최성호 교수는 "그러나 이런 절제술은 전체 췌장암 환자의 15%만 가능하다. 수술을 해도 환자의 75%는 재발한다. 다른 장기로 암세포가 전이된 환자는 치료를 받아도 6~8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고 말한다.

항암제를 이용한 치료가 가능하지만 반응률이 20% 미만이어서 큰 도움을 받지 못한다. 수술로 췌장의 일부나 모두 제거하면 소화기능이 떨어지고 인슐린 분비가 되지 않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소화를 제대로 못 시켜 몸무게가 급속히 줄어드는 환자도 있다. 이런 환자는 절대로 채소만 먹어서는 안 된다. 육류를 적당하게 섭취해 체력을 키워야 항암 치료를 견딜 수 있다.

췌장암은 병의 진행속도가 빨라 환자 가족들이 건강식품에 눈을 돌리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실제로는 췌장암을 치료ㆍ예방하는 건강식품은 없다. 의사의 조언을 듣고 검증된 치료법 가운데 환자 체력에 맞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권대익 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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