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청이 찰스 다윈의 진화론을 인정하려는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보도했다.
더타임스는 교황청 부속 기관의 신학자가 진화론이 교회의 창조론과 상호 보완적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교황청이 다음달 다윈 탄생 15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등 진화론을 수용하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11일 보도했다.
교황청 문화평의회 의장인 지안프랑코 라바시 대주교는 10일 "다윈의 진화론이 교회 신앙과 양립할 수 있다"고 선언, 진화론이 교회의 창조론과 상호 보완 관계라는 점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는 교회가 진화론에 적대적이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진화론을 공식 비판한 적은 없었다는 점도 강조했다.
라바시 대주교는 1950년 교황 비오 12세가 "진화론은 인간의 발전에 유용한 과학적 접근"이라고 말했던 것을 상기하며 다윈의 복권이 이미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진화론을 "가설 이상의 것"으로 평가했다며 변화한 교황청의 입장을 드러냈다.
교황청 부속기관인 로마 산타 크로체 대학의 신부이자 교수인 주세페 탄젤라 니티도 4세기에 활동한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나 성 토마스 아퀴나스의 책에서도 진화론의 흔적을 확인할 수 있다며 교황청과 입장을 같이 했다. '히포의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진화론이라는 용어를 직접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생물의 형태가 세월이 지나면 점차 변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고, 성 토마스 아퀴나스도 중세에 관찰을 통해 이와 비슷한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탄젤라 니티 교수는 지금은 과학자 뿐 아니라 신학자도 "생물의 다양성이 종의 경쟁 때문인지 아니면 협력 때문인지 알아내려고 노력하는 시기"라며 "진화론은 기독교 신학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3월 중 다윈 탄생 150주년 기념 학술회의를 개최하는 그레고리안 대학의 자연 철학자 마르크 르클레르크도 "다윈 탄생 200주년에 무관심한 학자는 있을 수 없다"며 "교회가 다윈을 단호하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시기가 왔다"고 말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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