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이 10일 성조기가 덮인 미군 전사자의 관(棺)에 대한 사진보도 금지규정을 철폐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국방부에 지시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국방부는 1991년부터 전사자 가족의 사생활 존중을 위해 관 사진 촬영을 제한해 왔으며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반전정서 확산을 우려해 보도를 일체 금지해왔다.
보도금지 해제 검토는 존 케리 등 민주당 상원의원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워싱턴시 인근 델러웨어주 미 공군기지에서 거행된 미군 전사자 송환식 사진의 보도를 허용해달라는 서한을 보낸 것이 계기가 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편지를 받고 즉시 이 문제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9일 언론에 밝혔다.
게이츠 장관은 이날 "전사자 송환식 보도금지 조치 해제는 자칫 언론보도로 인해 형편이 여의치 않은 유족들이 무리해서 송환식에 참석하게 하는 등 사생활 침해가 일어날 수 있어 세심한 검토가 필요하다"면서도 "유족 사생활 침해문제가 해결된다면 언론보도 허용이 전몰 영웅들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환기시킬 수 있어 이른 시일 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전사자 유족들도 이 같은 조치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2004년 이라크에서 아들을 잃은 존 엘스워스 군 가족 연합회장은 "상당수 유족들이 전사자 희생의 의미를 좀 더 널리 알리고 싶어한다"며 "전사자 유족들 스스로가 언론 노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면 보도규제는 즉각 철폐돼야 한다"고 AP통신에 밝혔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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