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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용산수사 결과 발표… 철거민 유족 등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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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용산수사 결과 발표… 철거민 유족 등 반발

입력
2009.02.1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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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뀌었다." "법치주의를 살해한 날이다."

9일 검찰이 용산 참사에 대해 경찰의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내용의 수사결과를 내놓자, 용산 철거민 사망자 유족과 철거민 범국민대책위원회 등은 '편파ㆍ왜곡ㆍ부실 수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철거민 사망자 유족들은 이날 빈소가 마련된 순천향대병원에서 TV를 통해 검찰 발표를 지켜본 후 "납득할 수 없는 편파 수사"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고 이상림씨의 딸 현선(40)씨는 오후 기자회견에서 "누구를 위한 법치국가 인지 다시 한 번 묻고 싶다"며 "(검찰 수사결과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바뀐 것으로 고인들의 명예를 살리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씨는 "모든 걸 고인들에게 뒤집어 씌우는 것에 분통이 치밀고 어처구니가 없다"며 분노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으로 구성된 '용산 참사 진상조사단'은 이날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애초부터 철거민들과 진상조사단, 언론 등이 제기한 많은 의혹에 대해 밝힐 의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조사단은 특히 "(참사 전날) 물대포를 쏜 용역직원은 처벌하면서 호스를 들게 한 경찰은 처벌하지 않은 결정을 보며 검찰에 대해 어떠한 신뢰도 할 수 없음을 밝힌다"면서 용산 참사와 관련 국정조사 실시와 특별검사 도입을 요청했다.

용산 철거민 범국민대책위원회도 "각본대로 철거민들을 살인자로 짜맞추고 경찰, 용역, 건설자본에게 면죄부를 준 검찰의 결정은 21세기 들어 가장 편파적인 수사 결과이며 검찰이 스스로 사망을 선고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비난했다.

용산 지역 철거민들도 "법은 있는 사람의 편"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용산 재개발지역 4구역의 세입자인 탁문옥(55ㆍ여)씨는 "설마 했는데 결국 이렇게 결론이 났다. 법은 약자편이 아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의 조휘광(45)씨는 "경찰이 하는 것은 정당하고 기댈 곳 없는 세입자들만 나쁘다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검찰이고 경찰이고 다 같은 편"이라고 씁쓸해 했다.

반면, 일선 경찰은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다. 관악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시위대가 과격 시위를 하지 않았다면 사망자가 발생하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경찰은 당연히 진압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은 "경찰이 시위대를 죽이러 들어간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검찰 수사 결과는 객관적으로 경찰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고 반색했다.

네티즌들은 "공권력에 의한 살인을 정당화했다"는 비판 의견이 주를 이룬 가운데, 시위대의 과격 농성이 1차적 원인인 만큼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도 있었다. ID '우동 한 그릇'은 "돌아가신 분들에게 너무나도 부끄럽다. 망자는 말이 없다고 했는데, 이렇게 죄를 뒤집어씌워도 되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내 고향은 부산'은 "공권력에 의한 살인을 저질러 놓고 단 한 사람도 사과도, 처벌도 않고 그냥 넘어가는 건 독재자만이 할 수 있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반면 'rlarla9712'은 "경찰의 엄정한 대처가 없으면 앞으로도 테러 수준의 불법 과격 시위는 끊이질 않을 것"이라며 검찰 수사 결과를 옹호했다.

송태희기자

김성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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