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러 부호 "20년 사업파트너 유산 절반은 내것"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러 부호 "20년 사업파트너 유산 절반은 내것"

입력
2009.02.11 02:05
0 0

러시아 신흥 올리가르히(과두재벌)의 대표적 인물이었다가 영국에 망명한 보리스 베레조프스키(63)가 절친한 친구의 막대한 유산을 놓고 유족과 치열한 다툼에 들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해 2월 52세 나이에 의문사한 그루지야 출신 부호 바드리 파타르카치시빌리가 남긴 60억 파운드(약 12조3,200억원)의 재산 상속권에 대해 미망인 이나 구다바제와 본격적 쟁탈전을 펼치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 온라인판에 따르면 베레조프스키는 최근 런던 법원에 파타르카치시빌리의 재산 분배를 감독할 제3의 유언 집행인을 임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문은 이 같은 요청이 재산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의 서막을 알리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베레조프스키는 지난 20년간 사업 파트너로 돈독했던 '세상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인 파타르카치시빌리 유산의 절반을 차지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구다바제는 남편의 급작스런 사망이 있기 오래 전 이미 두 사람의 파트너 관계는 청산된 상태라고 반박하고 있다. 양측과 모두 가까운 소식통은 "대단히 슬픈 일이다. 가족 이상으로 가까웠던 베레조프스키와 이나는 서로 말도 않고 돈 때문에 틀어지고 말았다"고 안타까워 했다.

파타르카치시빌리는 언론에 노출되지 않은 채 은둔해 왔는데 그루지야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직후 저택에서 돌연사했다. 당시 독살설이 나돌았으나 지역 경찰은 심장마비사로 결론 내렸다. 그는 사망 전 자신에 대한 그루지야 정부의 암살 음모를 두려워했다고 한다. 베레조프스키는 파타르카치시빌리의 사망 다음날 구다바제에게 남편의 재산 절반이 자신에 속함을 인정하는 서류에 서명하라고 요구했다. 구다바제는 서명을 했다가 마음을 바꿔 서류를 무효화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파타르카치시빌리는 어떤 유언장도 작성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 인사들은 베레조프스키가 금융위기로 보유자산이 급감하자 '유산전쟁'을 통해 축난 재산을 보충하려 한다고 관측했다. 그는 최근 아끼던 호화요트를 매각할 정도로 쪼들리고 있다.

베레조프스키 외에 다른 잠재 상속자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파타르카치시빌리의 사촌인 요세프 카이는 유언 집행인을 자처하면서 응당 자신도 상속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올가 사포노바라는 러시아 여성은 1997년 파타르카치시빌리와 결혼했으며 둘 사이에 아들을 있다고 나섰다. 딸 둘을 둔 구다바제는 사포노바와 남편의 결혼은 법원에 의해 무효화됐다고 반박했다.

옛 소련의 해체 시기에 만난 베레조프스키와 파타르카치시빌리는 함께 자동차 수입을 시작해서 석유, 알루미늄, 자동차제조, 언론 등에 걸친 거대한 부를 쌓았다. '바드리와 보리야'라고 불린 두 사람은 '바늘과 실' 같은 사이였다. 하지만 둘은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대통령 재직시 올리가르히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권력화한 재벌들을 압박하자 영국으로 도주했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