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군위군 인각사에서 최근 출토된 9세기 무렵 통일신라시대 불교 공양구 10여 점(6일자 11면 보도)과 발굴 현장이 9일 현장설명회를 통해 공개됐다. 현장설명회에는 문화재청 및 학계 관계자들과 언론뿐 아니라 지역 주민 100여명이 찾아와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인각사는 고려 승려 일연이 <삼국유사> 를 저술한 곳으로, 군위군과 불교문화재연구소의 사찰 정비사업 중 지난해 10월 금동 병향로(柄香爐)와 청동 정병(淨甁), 향합(香盒), 이단합, 반자(飯子) 등이 완벽하게 세트를 이룬 국보급 유물이 출토됐다. 또한 회랑 시설과 탑지, 담장 시설 등 통일신라 건물지 5동도 함께 확인됐다. 삼국유사>
현장을 찾은 최응천 동국대 교수(금속공예사)는 "통일신라 공예품은 손에 꼽을 만큼 귀한데, 이렇게 다양하고 수준높은 공예품이 종합세트처럼 한꺼번에 출토된 것은 놀라운 일"이라며 "최근 익산 미륵사지 사리기 발굴 못지않은 연구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최 교수는 "8세기부터 10세기 초에 이르는 다양한 연대의 유물이 나온 것으로 보아 <삼국유사> 의 저술지로만 부각됐던 인각사의 사세가 대단했음을 짐작케한다"고 덧붙였다. 삼국유사>
이번 출토 유물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손잡이가 달린 향로인 금동병향로. 길이 40㎝, 높이 10㎝ 크기로 손잡이에 사자가 장식돼있다. 그간 통일신라 이전 병향로 중 형태가 온전한 것은 삼성미술관 리움에 소장된 것이 유일했는데, 출토지가 불분명해 중국 것이라는 설이 있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번에 인각사에서 더욱 정교한 주조 기술과 세련된 형태를 보여주는 병향로가 출토됨으로써 리움 소장 병향로도 통일신라의 것임이 입증됐다.
두 점이 나온 청동 정병은 주전자의 일종이다. 한 점은 목 부분이 파손된 상태지만, 한 점은 완형이다. 정병은 지금까지는 고려시대 유물만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최초로 통일신라의 것이 발견됐다. 고려 때의 것에 비해 몸체와 목 부분이 가늘고 길어 정병의 발전 양상을 알 수 있게 한다. 불교의식 때 사용되는 북인 청동 반자 역시 865년 제작됐다는 명문이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청동 반자와 더불어 가장 연대가 빠른 것에 속한다.
불교문화재연구소는 출토 유물에 대한 기본 조사와 1차 보존처리를 마쳤으며, 향후 문화재청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정밀 조사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지원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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