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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불어라~ 김연아 소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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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씽 불어라~ 김연아 소비효과

입력
2009.02.11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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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가 불황으로 꽁꽁 얼어붙은 내수경기에 희망의 불꽃을 피우고 있다. 가전, 화장품, 패션, 자동차 광고에 이르기까지 '김연아 효과'가 급속 확산되면서 소비심리를 되살리는 기폭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김연아 효과는 소비재 전반에 걸쳐 뚜렷하다. 김연아와 화장품 브랜드 '라끄베르' 모델 계약을 한 LG생활건강이 대표적이다. 라끄베르는 출시 10년째를 맞아 20대 전용 브랜드로 리뉴얼하면서 '여성 화장품 첫 스포츠 스타 모델'이라는 모험을 선택, 설 연휴 직후부터 방송CF를 내보내면서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액이 2배 이상 치솟았다.

성유진 마케팅팀 과장은 "내부에서 '남성용도 아닌 여성용 화장품에 스포츠 스타는 좀 무리'라는 염려도 있었으나,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면서 "매장에서 김연아 브로마이드나 김연아 사진이 담긴 마우스패드 등을 판촉물로 제공하는 데, 4대륙 피겨선수권 직후엔 매장마다 더 보내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고 전했다. LG생활건강은 내달 색조 브랜드 '캐시캣'을 통해 '김연아 메이크업 컬렉션'을 내놓으며 김연아식 화장법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예정이다.

김연아와 지난해 메인스폰서 계약을 한 스포츠브랜드 나이키도 김연아 효과를 톡톡히 봤다. 김연아가 지난해 봄 'This is Love'라는 광고 캠페인에 입고 나온 여성용 트레이닝복이 모두 매진됐다는 게 나이키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의 가전 브랜드 '하우젠' 에어컨은 김연아의 사랑스러운 춤과 노래로 현재 인기 절정이다. 5일부터 방송을 타기 시작한 이 광고는 '김연아 씽씽송'이 인터넷 포탈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등 화제를 모았다. 광고를 제작한 제일기획 측은 "광고 제작 전 25~49세 주부 51명을 대상으로 한 광고 선호도 조사에서 하우젠이 75%로 맞수인 '휘센'(27.5%)을 압도했다"면서 "아직 판매수치가 나올 시점은 아니지만, 모델 선호도가 워낙 높아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김연아 효과에 깜짝 놀라, 해외 광고 및 홍보 전략을 수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해 말 김연아와 2년간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은 현대차는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국내 평균 시청률이 23.5%(AGB닐슨 조사), 1위가 확정되는 순간엔 28.7%까지 치솟는 것을 보고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방송 앞뒤에 현대차 광고를 집중 배치해 국내 광고효과는 최고였지만, 김연아와의 계약이 국내로 한정돼 있어 해외 홍보에 활용하질 못했기 때문이다.

이밖에 김연아와 네이밍 라이선스(이름을 사용하는 권리)를 체결한 쥬얼리업체 제이에스티와 제빵업체 뚜레주르, 유니버셜뮤직 등도 브랜드 인지도 및 기업 이미지 제고에 성공했다. 뚜레주르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김연아 빵'을 출시하면서 판매량도 늘었지만 기업 이미지가 개선된 것이 더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김연아가 광고계약을 통해 벌어들인 돈은 약 40억원. 그러나 올해는 이 액수가 2배로 늘어났다. 김연아 소속사인 IB스포츠 관계자는 "이미 광고계약을 체결한 것만 80억원 수준이고, 아이스쇼 등 이벤트 수익까지 따지면 100억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했다. 김연아 효과에 기대는 업체들이 그만큼 많다는 증거다.

레저 관련 시설의 김연아 효과도 주목할만하다. 김연아의 인기가 치솟자 경기 화성시가 최근 문화센터에 아이스스케이트장을 개관했고, 서울 서초구도 반포종합운동장에 빙상장을 마련했다. 김포시도 복합쇼핑몰 내 아이스스케이트장 개설을 추진하고 있다. 스포츠업계 관계자는 "아시안 게임을 유치한 것에 버금가는 경제 유발 효과가 있다고 본다"고 단언했다.

광고업계는 김연아가 여느 배우와 달리 안티팬이 없으면서 무엇보다 '꿈꾸고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상징적 아이콘이라는 점에서 '김연아의 경제적 가치는 무한대'라고 말하고 있다. 제일기획 광고1팀 안재범 국장은 "불경기 일수록 소비자들은 보상심리와 대리만족을 추구한다"면서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김연아가 광고하는 제품에는 기꺼이 지갑을 엶으로써 김연아를 간접 응원하고 대리만족을 얻으려는 경향이 엿보인다"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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