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을 앓았던 윈스턴 처칠이 요즘 태어났어도 총리가 됐을까.'
'백의의 천사'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노벨 화학ㆍ물리학상 수상자 마리 퀴리 부인, 나치로부터 영국을 지킨 처칠, 노예를 해방한 에이브러햄 링컨 미 대통령 등은 현대에 태어났으면 위인이 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텔레그라프가 9일 보도했다. 텔레그라프가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들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았기 때문. 현대인은 정신질환을 꺼림칙하게 여기기 때문에 이들은 위대한 업적을 남길 기회를 갖지 못했을 것이라고 이 신문은 주장했다.
노예해방의 업적을 남긴 링컨은 우울증을 앓았다. 친구 스피이드가 "그처럼 우울한 얼굴을 세상에서 본 적이 없다"고 말할 정도로 링컨은 우울증이 심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에는 우울증이라는 개념 조차 없었으며 그 때문에 링컨은 국회의원 나아가 대통령이 될 수 있었다.
가장 존경 받는 영국인 가운데 한 명인 처칠 역시 우울증을 앓았다. 만약 그가 우울증을 이유로 총리가 되지 못했으면 영국이 히틀러와 평화협정을 맺게 돼 유럽의 현대사가 바뀌어 버렸을 것이라고 텔레그라프는 전했다. 처칠은 영국 국민 마저 원했던 독일과의 평화협정을 거부하고 전쟁을 계속할 것을 주장해 결국 영국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
진화론을 주창한 생물학자 찰스 다윈도 현대에 살았다면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라고 텔레그라프는 지적했다. 그는 불안 증세로 두근거림, 두통, 소화장애를 겪었다. 공공 장소에 혼자 나가면 공황 발작을 일으키는 광장공포증까지 있었다. 그는 심한 정신질환으로 눈물까지 자주 흘렸다.
현대 간호학 이론을 정립한 나이팅게일은 기분이 양극단을 오가는 조울증을 앓았다.
텔레그라프는 '위인들이 현대에 살았다면 언론과 대중이 과연 그들의 정신질환을 이해해 주었을까'라며 정신병에 대한 현대인의 지나친 편견을 경계했다. 실제로 조지 맥거번 미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였던 토머스 이글턴은 우울증과 신경쇠약 등으로 전기충격치료를 받은 사실이 알려지자 자진 사퇴해야만 했다.
차예지 기자 nextw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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