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LG전자는 현재 중국 텐진공장에서 생산하는 에어컨을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 창원공장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중국의 인건비 수준이 올라간 데다 위안화 상승으로 국내 생산이 오히려 유리해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에어컨을 시작으로 중국 등 해외에서 생산 중인 다른 가전제품의 생산기지도 국내로 옮기는 방안을 적극 추진키로 했다.
#2. 현대자동차는 이달 말부터 프로젝트명 'VI'로 추진해온 신형 '에쿠스'를 울산공장에서 생산한다. 현대차는 글로벌 전략 차종인 '제네시스', '에쿠스' 등 고급 세단의 경우 중국, 인도, 러시아 등의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지 않고 울산공장에서만 만든다는 방침이다. 해외 생산기지는 국내 만큼의 품질력을 기대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해외 생산기지를 국내로 다시 이전하는 '인소싱(insourcing)'이 확산되고 있다. '세계의 공장'으로 꼽히던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이 인건비 상승과 과중한 세금, 규제 강화 탓에 임가공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는데다, 환율까지 강세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인소싱은 국내 생산을 늘려 내수 및 수출을 증진시키고 국내 고용 효과도 배가하는 등 일석삼조의 효과가 있어 기업 이미지 개선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인소싱 바람은 섬유업계에서 먼저 불어오고 있다. 섬유업계는 1990년대 말 인건비가 싼 중국, 베트남 등지로 국내 생산시설을 가장 먼저 옮겨갔던 업종.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들 국가의 인건비가 치솟자 이번에는 인소싱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의류 브랜드 플라스틱아일랜드는 지난해 9월 원ㆍ달러 환율이 1,200원을 돌파하자 중국의 일부 생산라인을 국내로 이전했다. 중국 생산공장과 거래할 때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데, 달러화 가치 상승으로 중국 생산비용이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다. 그간 중국 생산 비중을 70~80%로 유지해온 여성의류 브랜드 숩(SOUP)도 올해 중국 생산 비중을 낮추고 국내 비중을 20%가량 늘릴 계획이다.
영캐주얼 브랜드 톰보이도 올 들어 국내 생산 비중을 10~20%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상승으로 일부 품목은 오히려 국내에서 생산하는 게 비용이 더 저렴하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자동차 등 수출 주력 산업도 해외 생산기지의 국내 유턴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그간 해외 생산기지 확대에 적극적이었던 LG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에어컨부터 시작해 해외 가전제품 생산시설을 점차 국내로 이전할 방침이다. 최근 중국의 인건비와 위안화 상승 탓에 생산기지로서의 매력을 많이 상실했다는 게 LG전자의 판단이다.
현대자동차도 품질력 확보를 위해 고급 세단 생산은 인소싱을 고집하고 있다. 현대차는 한때 제네시스 등 고급 세단의 해외 생산을 검토했으나, 고급 이미지를 계속 키워가려면 국내 생산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는 이 같은 인소싱 전략에 따라 브라질 공장 등 해외 생산기지 확대 전략도 전면 수정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외 생산기지의 국내 유턴 현상은 일본, 미국 등 선진국에서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국내 공장이 중국, 베트남 등 해외 생산기지보다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지금과 같은 환율 상황에선 오히려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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